“산 자와 죽은 자들 사이, 보고 듣는 부활 의미”

입력 2020-09-28 00:06
영화 ‘부활’을 제작한 ‘파이오니아21’ 소장인 김상철 감독이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청명로 사무실에서 부활의 소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용규 교수, 배우 이성혜 권오중(왼쪽부터)이 이탈리아 로마 카타콤에서 순교 현장을 둘러보는 장면. 파이오니아21 제공

모든 종교는 죽음 너머의 세상에 관심이 있지만, 종교를 가진 사람들조차 죽음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다.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영화 ‘부활: 그 증거’는 고통 속에서 부활의 소망을 갖고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찾는다. 인도 바라나시와 첸나이, 이탈리아 로마의 카타콤에서 산 자와 죽은 자들 사이에서 보고 듣는 삶과 죽음, 부활을 조명한다. 영화는 우리가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안다면 이 땅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되돌아보게 한다.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 청명로 사무실에서 감독 김상철 목사를 만났다.

김 감독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국내외 지역을 다니며 영화를 촬영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묻힌 카타콤과 예수님의 제자 도마가 인도에서 사역하다 순교한 교회 등을 찾았고, 80여 차례 항암 치료를 한 암 환우인데도 기쁘게 복음을 전하는 천정은씨 등을 만났다.

김 감독은 “캄캄한 카타콤을 보면서 진리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다”면서 “제가 만난 믿음의 사람들의 공통점을 꼽으니 이들은 하나님 나라를 그리워한 분들이었다. 이 땅의 삶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순교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제작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평범한 사람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죽음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각시켰다. 김 감독은 “인간은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하나님에 대한 존재 인식이 강해진다”며 “인간이 살아있는 한 죽음은 영원히 풀지 못하는 신비의 영역이다. 그래서 믿음 즉 종교의 영역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으로 끝났다면 종교가 될 수 없다”면서 “예수님이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셨고 부활하셨다. 여기에서 기독교의 완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젊은 시절 우울증 때문에 여러 차례 삶의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다. 2011년부터 영화 ‘중독’을 제작하면서 현장에서 만난 중독자들을 회복하는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이 사역을 하면서 매일 죽음을 생각했다. 그는 중독자들을 ‘영혼의 끝’에 사는 이들로 표현했다. 삶의 소망이 없던 중독자들은 복음을 알게 된 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영육이 회복됐고 자신의 사명을 발견했다. 김 감독은 “복음은 우리가 매일 최선을 다해 살도록 변화시킨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란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매일 죽음을 묵상하면서 다시 살 힘을 얻길 희망한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 앞에 원망하게 됩니다. 신앙인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고통은 신과 만날 수 있는 지점입니다. 고통을 통해 신을 찾으며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고통을 통해 더 성숙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사망을 이기신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우리에게 부활의 소망을 알려줍니다. 고통을 넘어선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