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원망… 복음으로 진정한 행복 알게 돼

입력 2020-09-28 00:08

작은 가게를 운영했지만 남달리 성실하신 부모님 덕분에 생활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 아버지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쫄딱 망하고 하루아침에 판자촌으로 이사했다. 손을 뻗으면 달을 딸 수 있는 달동네의 가장 높은 판잣집에 살며 실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다녀와 취업했다. 부모님을 닮아 성실했던 나는 잠자는 시간도 줄이며 우직하게 회사 일에 매달렸다. 1시간 30분을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적은 월급에 아이 셋과 북적거려도 마냥 행복했다. 맏이로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는 내 결혼조건을 잘 따라 주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내를 따라 열심히 교회에 나갔다. 내가 무너지면 끝이란 생각에 새벽부터 밤까지 일에 매달렸지만 아내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생각에 늘 미안했다.

그러다 춘천에 사는 처제의 권유로 한마음교회 수련회에 참석했다. 우렁찬 찬양과 성도들의 기도소리가 적응되지 않고 말씀도 들리지 않았다. 믿음과 전혀 상관없이 오직 아내를 태워주기 위해 주말마다 운전기사 노릇만 하며 예배 시간에는 슬쩍 빠져 나와 마음이 맞는 셋째 처제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가족들이 줄줄이 간증 방송에 출연했고 만나기만 하면 예수님 이야기로 밤을 샜다. ‘다들 변하는데 나는 왜 그대로일까?’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지금까지 크게 죄지은 것 없이 살았는데 그런 나까지 모두가 죄인이라는 말씀에 늘 기분이 상했다.

그러던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평생을 바친 회사가 부도가 나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것이다. ‘내가 회사에 모든 것을 바쳤는데, 왜 내게 이런 일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때 처음으로 ‘아! 인생이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들리지 않던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눌리고 포로 된 자, 염려와 두려워하는 자, 낙심하는 자가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씀 같았다.

가족들은 ‘예수님은 역사적 인물이고, 유일하게 다시 사신 분’임을 내게 집중적으로 얘기했다. 그때 성령께서 내 시선을 돌려 2000년 전의 야고보 입장에서 예수님을 바라보게 해 주셨다. 함께 자란 형이 어느날 ‘나는 하나님이다. 나는 하늘에서 왔다.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말할 때 형을 미치광이로 생각한 동생의 행동은 너무 당연했다. 그런데 죽었던 형이 눈앞에서 부활한 장면 앞에 그 형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고 결국 순교한 야고보를 보고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부활이 진짜 역사적 사실이구나. 예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 아들이구나. 그동안 전혀 보이지 않던 예수님의 부활이 너무나 선명해졌다.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비춰지니 지금까지 내 기준으로 산 모든 것이 하나님을 무시한 엄청난 죄였다. 나는 엎드려 그 엄청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비로소 내 마음에 빛이 비추기 시작했고 그날부터 나는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복음을 들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내도 달라진 내 모습에 적응되지 않는다며 너무 놀라워했다. 내가 꿈꾸던 진정한 행복은 다른 곳이 아니라 오직 예수님 안에 있었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 되어주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됐다. 지금 나는 춘천에 내려와 수학학원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예수님과 동행하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 천국의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준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