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의 계절… 온갖 시름잊고 PC속 별세계 탐험해보세요

입력 2020-10-04 17:13 수정 2020-10-04 20:04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예년 같다면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 친지들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귀성 행렬에 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는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으로 가족과 만남을 대신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쓸쓸히 명절을 보낼 이들을 위해 홀로 방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3선을 뽑아봤다. 정신없이 게임을 즐기다 보면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연휴가 끝나버린 경험을 할지도 모른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축구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풋볼 매니저 2020’다. 유저가 팀을 선택하고 운영하는 이 게임은 현실 축구에 기반한 게임성과 몰입도로 ‘악마의 게임’으로 불린다. 직접 플레이하는 ‘피파’나 ‘위닝’ 시리즈와 달리 플레이어가 직접 감독이 돼 팀 전반을 컨트롤해야 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영입, 전술, 언론 대응까지 감독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프리시즌 전술 설정과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영입 준비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난 것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선수로 팀을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팀을 선택하는지는 플레이어의 몫이다. 처음부터 빅클럽을 선택해 재정 문제없이 우주방위대를 구성할 수도, 하부리그 팀의 감독을 맡아 1부리그까지 승격시켜 팀 레전드가 될 수도 있다.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가 한 팀에서 뛰는 가슴 벅찬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

두 번째 게임은 ‘문명6’다. 이 게임은 자신의 문명을 선택하여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턴제 전략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다른 문명과 경쟁하거나 공존할지 선택해야 한다. 또한 과학, 문화, 외교, 종교, 전쟁을 통한 세계 통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각 문명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고, 전용 유닛이 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문명을 선택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복 승리를 원한다면 고대시대부터 강력한 병력을 뽑아낼 수 있는 수메르, 아즈텍 문명을 선택할 수 있다. 과학승리를 원한다면 한국 문명을 추천한다. 우월한 과학력을 바탕으로 빠른 기술 발전을 과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옆 문명이 투석기를 사용할 때 화차를 통해 우월한 기술력을 뽐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화차와 거북선을 앞세워 한국 문명의 우월함을 느껴보자.

초심자라면 추가 다운로드 없이 기본 버전을 해도 무방하겠지만, 조금 더 다양한 설정이 필요하다면 추가 문명과 시나리오팩 등 6개의 DLC(다운로드 콘텐츠)와 확장팩 ‘흥망성쇠’, ‘몰려드는 폭풍’이 포함된 플래티넘 에디션을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다. 다양한 플레이를 하면서 ‘한 턴만 더’를 반복하다 창밖으로 해가 들어오고 토끼 눈이 된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앞서 소개한 두 게임이 순한 맛이었다면, 세 번째로 소개하는 ‘크루세이더 킹즈3’는 매운맛이 강하게 나는 자극적인 게임이다. 장르는 문명과 동일한 턴제 전략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중세시대라는 특정 시기가 시간적 배경이고 가문을 중심으로 꾸려간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신의 가문을 세계 최고로 만들기 위해 권력을 키우고 결혼을 해 혈통을 유지하며 영지를 확장하는 것이 이 게임의 최종목표다.

전작까지는 공식적으로 한글 패치를 지원한 것이 아니고, 다소 불친절한 게임 구조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3편부터는 정식 한글화가 진행돼 게임 플레이가 한층 수월해졌다. 툴 팁과 시스템도 한층 더 직관적으로 변했다. 초반 아일랜드의 소왕 무르하드로 진행되는 튜토리얼만 따른다면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

‘크루세이더 킹즈3’에는 다섯 가지 인생관이 있다. 관리, 전투, 외교, 계책, 학습 등 5가지다. 인생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 방향성도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게임의 자유도는 엄청나다. 왕권 강화를 위해 친족을 숙청할 수도, 전략적인 결혼을 위해 옆 나라 국왕을 암살할 수도 있다. 관심이 있다면 온갖 모략이 판치는 자신만의 콘셉트 게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중세시대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게이머에게 ‘크루세이더 킹즈3’를 강력히 추천한다. 역사를 통해 배웠던 ‘카롤링거 왕조’, ‘프랑크 왕국’, ‘신성로마제국’, ‘비잔티움 제국’ 등 다양한 왕국을 부흥 시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 보자.

5일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연휴 기간이지만, 짧게 외출을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시국이다. 올해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방안에서 게임을 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강한결 쿠키뉴스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