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이전에 선한 삶… 부모의 언행 불일치는 자녀 인성에 해악

입력 2020-09-25 00:07
양춘길 미국 필그림선교교회 목사(가운데)가 지난 19일 뉴저지 ‘네이버 플러스’에서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받은 두 부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는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원칙을 꼽았다. 첫째도 본보기, 둘째도 본보기, 셋째도 본보기였다.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 부모의 말은 자녀의 인성 개발에 오히려 해를 끼친다. 그러나 말 이전에 선한 삶으로 보여주는 교육은 자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네이버 플러스’(봉사센터)에서 간단한 수여식이 있었다. 지역사회 자원봉사의 시간이 충분히 채워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미국의 대통령상이다. 간단한 상이지만 자원봉사로 지역사회를 섬긴 사람들의 수고를 인정하고 자원봉사 정신을 격려하는, 의미 있는 상이다.

이번에는 고등학교 남학생 둘이 부친과 함께 상장을 받았다. 이 학생들은 지역사회를 섬기는 부친을 따라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노숙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진 아버지를 보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물, 마스크, 전도지와 함께 봉지에 넣어 노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정기적으로 참여했다.

수년간 노숙자들을 섬기면서 미셔널 라이프를 사는 부친을 보며 아들도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기쁨과 보람을 알게 됐다. 아버지의 삶이 본이 돼 아들의 삶에 거룩한 그리스도인의 인성이 형성됨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부자는 패터슨 지역 홈리스 쉘터 사역에 참여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2시간씩 가족이 함께 쉘터에 사는 가정에게 소망을 줬다. 어른들은 직접 신선한 재료로 브런치를 만들어 쉘터 식구들과 같이 먹으며 사랑을 나눴다. 아이들은 쉘터에 거주하는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공작놀이도 했다. 쉘터 주변 청소도 같이했다.

정부 보조로 운영되는 쉘터라 전도나 종교활동은 못 하지만, 쉘터 가정이 먼저 요청하면 할 수 있다. 예수님의 사역처럼 아무 조건 없이 사랑으로 섬기는 가운데 하나님은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었다. J집사의 간증이다.

“4주 정도 섬긴 후 몇몇 가정이 기도 제목을 우리에게 주었고, 몇 가정과는 쉘터에서 직접 기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벌써 세 가정이 기도한 대로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정부 보조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그들은 필그림선교교회와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J집사 가정은 매년 여름 ‘패터슨 이웃과의 하루’라는 파티를 쉘터 주민 100여명과 함께 연다. “원래 작게 쉘터 식구들과 여름에 바비큐 파티를 열려고 했습니다. 놀랍게도 쉘터 쪽에서 먼저 패터슨시에 허락을 받아 도로 구역을 막고 다른 쉘터 가정들을 초대하자고 제안해 시작됐습니다. 주님의 계획은 참 놀랍습니다. 바비큐와 기도 텐트, 게임, 풍선 전도,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교인들의 아름다운 협력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큰 행사가 됐습니다.”

J집사는 2년 전 미셔널 처치의 교회비전을 따라 미셔널 라이프를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교회의 여러 가정과 같이해야 하는 사역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도움이 없으면 혼자서라도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저희 가정은 봉사를 위해 아예 패터슨 옆 동네로 이사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이 계획하신 것이라 믿습니다.”

그는 쉘터를 떠나는 가정이 나올 때마다 교회가 그분들의 정착과 안정을 이루기까지 기도와 후원을 하는 시스템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의 고등학생 아들 또한 아버지의 섬김을 본받아 선교적 삶을 살고 있다. 이번에 두 부자가 함께 대통령상을 받는 것을 보며 하늘에서의 상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이 함께하는 미셔널 라이프는 계속 확산되고 있다. C권사는 전도지도 받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전도 팻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난달 전도하는 할머니를 위해 전도 푯말을 만들어주는 손녀딸.

“상업적인 팻말보다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모양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손녀딸에게 제작을 부탁했어요. 아이가 정감있게 잘 그려 줘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훌륭한 전도 도구가 됐습니다. 수요일 오전에는 오버팩 공원에 나가 사람들이 걷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마주 오는 사람들에게 팻말을 보여줍니다. ‘예수께로 오세요’ ‘예수 믿고 영생을 얻으세요’ ‘예수님만이 구원자이십니다’ 등 간단한 말을 건네면서 공원을 걸어 다니며 전도하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전도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는 초등학생 손녀딸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만든 팻말을 보고 누군가가 예수님을 믿게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래서 글씨가 최대한 잘 보일 수 있는 구조와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 수 있는 배경을 고민합니다. 하나님이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는 것 같아요.”

예수님은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5)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으로 선교적 삶을 사는 성도의 자녀는 부모를 본받게 돼 있다. 자연스럽게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장하게 된다.

양춘길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