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옥상에 텃밭… 서울시, ‘도시농부 100만시대’ 연다

입력 2020-09-24 04:01
사진=연합뉴스

‘메가시티’ 서울시가 2024년까지 시민 10명 당 1명이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도시농부 100만 시대’를 연다. 텃밭 등 도시농업 공간과 지원 인프라를 확대해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고령화 시대, 코로나블루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도시농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온 도시농업을 한 단계 진화시키기 위한 도시농업 활성화 5개년(2020~2024) 종합계획을 23일 발표했다. 공간확보, 시민참여 확대, 사회적 가치 확대 등 3대 분야 27개 사업에 향후 5년 간 총 2514억원을 투자한다.

도시농업 공간을 현재 202㏊에서 2024년 240㏊ 규모로 확대한다. 오피스 공간, 벽면 같이 건물 내·외부를 활용해 도시농업 공간을 수직적으로 확대하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다. 접근성이 높은 생활권 내 옥상텃밭, 학교텃밭 등을 도시농업 실천공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그린힐링오피스, 식물재배기 보급을 통해 집이나 직장 등 일상공간에서도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등에는 선형으로 연결되는 도시농업 거리를 조성해 벽면녹화, 그린커튼 등으로 생활공간에서 도시농업을 체감하고 환경개선 효과도 거둔다는 목표다. 올해 1곳을 시범선정해 조성하고 2024년 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 현장지도, 기술상담, 농자재 보급 등 도시농업 관련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도시농업지원센터’를 현재 4곳에서 2024년까지 25개 자치구당 1곳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오픈한 ‘서울농부포털’도 도시농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허브로 업그레이드 한다.

이와 함께 도시농업을 도시의 재난 대응력을 키우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형 산업으로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융복합된 스마트팜 산업을 활성화하고, 농식품 산업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도시농업이 일자리 창출과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와 긍정적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도시농업 참여자의 스트레스 호르몬과 우울감이 이전보다 각각 56.5%, 20.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의 해결책으로 반려식물이나 홈가드닝이 각광받고 있다. 도시농업에 참여한 청소년의 66%가 식생활이 개선됐고, 공격성과 적대감이 감소한 경우도 각각 20%, 18%로 나타나 인성 함양 효과도 확인됐다.

시는 생태농업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안전농산물 생산기반을 구축한다. 빗물, 낙엽 등 자원을 텃밭에 활용하는 ‘자원순환형 도시텃밭’을 매년 2곳씩 확대하고 도시농업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강화한다. 또 치매어르신, 장애인, 학교 부적응 학생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치유농장’ 조성을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도시농업과 청년’을 주제로 24일~27일 개최되는 ‘제9회 서울 도시농업박람회’ 정책관을 통해 도시농업 5개년 종합계획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시민과 함께 100만 도시농부 시대를 열고, 도시농업이 단순 취미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창업이나 일자리 기회로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