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시국에 드라이브스루 집회라니… 야당은 두둔 말아야

입력 2020-09-24 04:03
정부의 집회 자제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우·보수단체들이 개천절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방역 당국의 요청을 비웃기라도 하듯 ‘드라이브스루 집회’를 독려하고 있다. 차에 타고 있으면 괜찮으니 개천절 집회에 나오라는 것이다. 김진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이를 먼저 제안했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에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은 지난달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던 인물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야당의 반응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사실상 집회를 부추기는 발언이다. 하루하루 방역에 협조하며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심경과는 배치되는 생각이다.

코로나로 불안한 시국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가 나흘 만에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왔다.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되고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방심한 결과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점점 늘어 이제는 4명에 1명꼴이다. ‘깜깜이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이 코로나 방역 관리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추석에 고향에도 가지 말라고 하는 시국이다. 연휴 기간 유명 관광지로 휴가를 떠나는 이들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그런데 하물며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라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 광복절 집회가 사실상 코로나 재확산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음을 벌써 잊었는가. 이런 상황에서 드라이브스루는 상관없다며 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집회 참석자들이 차를 타고 도심에 모인다면 토요일 극심한 교통체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이들이 차에서 내리지는 않는지, 창문을 열고 소리 지르지는 않는지를 감시할 공권력과 행정력 낭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보수단체는 당장 개천절 집회 추진을 철회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