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 가능성에 갑작스레 중단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의약품 운송과정에서 온도, 습도, 압력 등을 고려하는 것은 생산기지 위치선정에도 반영할 정도로 기본적이라는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22일 “바이오의약품 운송 과정에서 변질이 일어나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전대미문의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독감 백신 등의 바이오의약품은 통상 2~8도를 유지하며 운송이 이루어진다. 차에서 차로 옮기는 때에도 제품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는 것이 정석이다. 이 때문에 공항이나 항만 등 운송수단을 확보하기 쉬워 콜드체인(냉장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곳에 생산설비를 갖추는 바이오 기업들이 많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송도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한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이번에 운송을 담당한 신성약품은 지난 4일 조달청과의 백신 공급계약을 맺은 기업이다. 지난 7월 조달청이 공고한 ‘질병관리본부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백신 구매’ 사업에 일반경쟁으로 입찰했다. 업계는 신성약품의 콜드체인 준비가 미비했거나 백신 운송 경험 부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몇 초 상온에 노출된 게 아니라 최소 수십 분은 노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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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