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세터’ 김지원, 1순위로 GS칼텍스행

입력 2020-09-23 04:04 수정 2020-09-23 11:09
김지원이 제천여고 시절 팀 승리를 이끈 뒤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김지원은 22일 진행된 여자프로배구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염혜선 한수진에 이어 세터 포지션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전체 1순위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와 GS칼텍스의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으로 달아오른 여자 프로배구가 새 시즌에 합류할 신인 13명을 선발했다. 예년보다 선발 선수 숫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제천여고 세터 김지원이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다.

KOVO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드래프트를 신청한 15개교 39명의 선수들은 자교에 모여 프로선수로서 미래가 결정되는 과정을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지난 시즌 리그 최종순위를 기준으로 한국도로공사 35%, IBK기업은행 30%, KGC인삼공사 20%, 흥국생명 9%, GS칼텍스 4%, 현대건설 2%의 확률을 받아 지명 순서를 결정했다. 이번에도 낮은 확률의 후순위 구단이 1순위 추첨의 행운을 잡았다. 추첨기에 단 4개만 들어있던 GS칼텍스의 주황색 공이 가장 먼저 튀어나와 1순위 지명권을 따냈다. 이어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흥국생명 현대건설순이었다.

GS칼텍스는 제천여고 세터 김지원(173.1㎝)을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다. 김지원은 세트 플레이에 능하고 센터 활용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나이에도 힘 있는 백토스를 할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 김지원은 “저를 믿고 지명해주신 GS칼텍스에 감사드리고, 믿고 뽑아주신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터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염혜선(당시 현대건설) 한수진(GS칼텍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제천여고는 처음으로 전체 1순위 선수를 배출했다.

이어 이선우(남성여고)가 KGC인삼공사, 최정민(한봄고)이 IBK기업은행에 1라운드 2~3순위로 지명됐다. 두 선수는 각각 184㎝, 179㎝의 레프트 자원으로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다. 이선우는 공격력뿐 아니라 리시브 능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됐고, 최정민은 높은 타점과 파워가 장점으로 꼽힌다. 이어진 1라운드 추첨에선 제천여고 레프트 김정아가 한국도로공사, 선명여고 세터 박혜진이 흥국생명, 선명여고 리베로 한미르가 현대건설에 지명됐다.

역대 급으로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를 반영하듯 2라운드부터는 구단들의 ‘지명 패스’가 이어졌다. 2라운드에선 김수빈(강릉여고·IBK기업은행) 서유경(대전용산고·KGC인삼공사) 오세연(중앙여고·GS칼텍스)만이 선택됐다. 감독들의 한 마디에 선수 생명이 결정되는 선수들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세연은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지명을 받곤 “오 눈물나”란 탄성을 지르며 울먹였다. 사회자가 “많이 좋죠?”라고 묻자 “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3라운드에선 정효진(일신여상·한국도로공사) 양시연(남성여고·현대건설)이, 마지막 수련선수 지명에선 현무린(세화여고·흥국생명) 박지우(한봄고·현대건설)가 프로 무대 막차를 탔다. 이로써 다음 시즌 신인 선수는 총 13명이다. 2018-2019시즌 19명, 2019-2020시즌 17명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신인 선수들은 15일 이내에 구단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후 선수 등록을 마치면 프로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선수들은 다음 달 17일 차기 시즌 V-리그 개막 전날 구단에 합류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