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KBL 컵대회에서 첫 게임부터 명승부가 펼쳐졌다. 울산 현대모비스에 끌려가던 창원 LG가 후반 역전에 성공하며 개막전 승리를 가져왔다.
LG가 20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첫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99대 93으로 꺾었다. ‘공격 농구’를 내세우며 취임한 조성원 LG 감독은 데뷔전에서 지난 시즌 리그 9위에 그쳤던 팀답지 않은 조직력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KBL 컵대회는 지난 2019~2020 정규 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조기 종료되자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마련됐다. KBL 10개 구단과 국군체육부대 상무까지 총 11팀이 참가한다. 4개 조 조별 예선을 펼친 후 4강 토너먼트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각 팀은 이번 컵대회에서 다음달 9일 시작되는 정규리그를 앞두고 선수들의 팀워크 점검 및 실전 감각 향상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무관중 경기임에도 화상 시스템을 이용한 ‘랜선 응원전’ 등 미국프로농구(NBA) 방식을 도입해 경기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날 개막전 초반 분위기는 현대모비스가 빠른 공격으로 치고 나가면서 주도했다. 1쿼터에서만 32점을 넣으면서 LG와 9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2쿼터에선 13점 차로 더 벌어지면서 현대모비스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LG는 조성민, 김시래, 캐디 라렌의 3점 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맹추격을 시작했다. 3쿼터 1.5초를 남겨두고 LG 가드 김시래의 레이업으로 80대 80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조 감독의 체력 안배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팀 주력인 김시래가 맡아왔던 포인트가드 역할을 2쿼터와 4쿼터에선 이원대가 나눠 맡았다. 김시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다고 느꼈다”며 “(감독이) 선수들에게 신뢰를 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전을 허용한 현대모비스는 자키넌 간트 등 외국인 선수들의 체력 부족 문제가 컸다. 경기 초반 빠른 공격 템포로 득점에 잇따라 성공했지만 후반 3·4쿼터에선 LG의 역습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체력으로 (경기가) 말렸다. 자키넌 간트가 후반 들어 기동력이 무뎌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트는 15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해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 기록에서도 뒤처졌다.
한편 고양 오리온은 이날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KBL 컵대회 두번째 경기에서 상무를 101대 71로 꺾었다. 오리온은 제프 위디와 디드릭 로슨을 앞세워 리바운드를 50개나 따내며 27개를 기록한 상무를 압도했다. 상무 정효근이 17득점을 얻으며 분전했지만 오리온 김강선이 3쿼터에만 11득점(총 18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군산=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