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의 각막은 사물을 볼 때 빛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얇고 투명한 조직이다. 5개 층으로 구성된 각막 중 네 번째 층(데스메막)에 세포 분비물이 쌓이거나 손상이 발생해 일부분이 두꺼워지면 마치 사마귀처럼 점점 커지는데, 이를 ‘각막 구타타(Corneal guttae)’라고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거나 염증, 외상 등에 의해 발생한다.
초기 단계에선 아무 증상이 없어 생활에 큰 지장이 없으나 악화되면 각막 부종과 혼탁,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각막 사마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라식, 라섹 등 시력 교정술을 받았다가 교정된 시력이 다시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각막 이식까지 받은 사례가 보고돼 있다.
그런데 각막 사마귀가 있는 근시 환자도 최근 레이저 시력 교정의 대세로 떠오른 ‘스마일 라식’을 받으면 부작용이나 합병증 걱정없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과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원장팀은 각막 구타타가 발견된 근시 환자 6명 12안(교정 전 평균 시력 -4디옵터)을 대상으로 스마일 라식수술을 시행한 결과를 국제학술지(Clinical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수술 1년 후 시력 평가 결과 6명 모두 1.0 이상의 양호한 시력을 보였다. 각막 구타타도 더 악화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각막내피세포의 밀도와 모양(육각형), 크기 등도 수술 전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환자 모두 각막 부종이 없었고 교정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김부기 원장은 21일 “흔히 라식이나 라섹 등을 할 때 각막 두께나 수술 후 잔여 각막량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각막 구타타 같은 특이 상황을 간과하기 쉽다”면서 “젊은층의 경우 각막 구타타나 각막 혼탁 등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기저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후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일 라식은 1000조 분의 1초 수준의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각막 내피세포는 물론 주변 조직에 열이나 충격에 따른 손상이 거의 없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