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건너가라

입력 2020-09-22 00:02

사람이 잠을 잘 자면 좋습니다. 푹 자고 나면 상쾌함이 찾아옵니다. 보통 오래 누워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몸이 피곤합니다만, 가끔은 피곤했던 몸이 곯아떨어지고 나면 상쾌해집니다. 신앙생활 속에서도 상쾌한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항상 상쾌한 날만 있지는 않습니다. 헌신하지만 위로받지 못하는 헌신을 하기도 하고, 봉사하지만 합당한 보상 없는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또 비전을 말하지만 사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비전이 되기도 하고, 끝 모르는 궁지에 몰리기도 합니다.

홍해 바다 앞에 서 있는 모세도,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홍해 바다가 열리리라는 무슨 증거가 없었습니다. 엘리야는 그의 사환이 손바닥만 한 구름이 생긴 것을 보고, 그 구름이 증거가 되고 징조가 되어 힘있게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홍해 바다가 갈라지리라는 어떤 증거도 어떤 징조도, 또 어떤 흔적도 없는 바닷가에 몰려있었습니다. 모세뿐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도 전부 궁지에 몰려있습니다. 모세야 하나님이 부른 사명자로 서 있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말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온 것입니다. 그들이 홍해 바다 앞에 섰을 때 그 마음이 얼마나 내려앉았겠습니까. 아주 황당하고도 복잡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믿음이 조금 있었던 모세는 오늘 본문처럼 말할 수 있었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13절)

하지만 모세도 아론도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육체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그들의 소리를 영혼의 신음으로 들으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을 모르고 내는 신음으로 들으셨습니다.(15~17절)

어떤 신학자는 성경 전체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를 ‘행동하는 하나님’이라 했습니다. 하나님은 행동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행동하기를 바라시고 우리가 행동하면 우리가 걸어갈 그다음 단계를 보여주십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 헌신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교회를 위해 봉사했지만 아무 보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비전을 제시하지만 아무도 지지해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헌신하는 것입니다. 봉사하는 것입니다.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도 바로 그런 구원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을 만한 아무런 믿음도 없을 때 예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여호와 하나님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모든 죄의 저주와 형벌을 다 그 몸에 정하셔서 받으셨습니다. 우리는 모세가 자기 손을 내민 것처럼, 그 사실을 마음으로 듣고 입으로 시인했을 뿐인데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총을 부어주셨습니다. 오늘 성경 본문은 말씀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15절)

우리는 지금 시대가 처한 상황 속에서 움츠리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잘 대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듣고 연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하실 일을 믿고 전진해야 합니다. 우리가 믿음의 작은 손을 내밀 때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이정식 목사(송포 성서침례교회)

◇송포성서침례교회는 1967년 개척되어 올해 5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교회는 오랫동안 인정 많은 시골 교회였으며, 2011년 이정식 목사 취임 후 함께 젊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대로 믿고 성경대로 살고자 힘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