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질병”

입력 2020-09-18 00:05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난해 동성애 경험이 있는 47만여명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동성애와 관련된 단일의 게이 유전자는 없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이미지화한 영상. 유튜브 ‘복음한국TV’ 캡처

포괄적 차별금지법에는 동성애에 대한 일체의 차별적 표현을 하지 말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 근거는 동성애가 ‘타고나니까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가 노력했다. 1990년대 동성애 유전자로서 X-염색체의 한쪽 끝에 있는 소위 Xq28이라는 부위에 동성애 유전자가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당시 모든 매스컴이 흥분해 보도하는 바람에 대중들에게 ‘동성애는 타고난다’는 인식이 각인됐다. 그러나 이 이론은 몇 차례 재실험에도 불구하고 부인됐다. 이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의학에서 유전을 연구하는 첨단기술 중에 게놈연관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GWAS)가 있다. 현재 많은 병에 대해 GWAS를 통한 유전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어느 염색체의 어떤 위치의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몇 살 때 어떤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몇 %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연히 동성애에 대해서도 GWAS가 시행됐다. 2012년 ‘23andMe’ 회사의 드라반트(Drabant) 등의 연구와 2017년 샌더스(Sanders) 등의 연구 결과 인간 유전자 2만3000여개 중 동성애 관련 유전자는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2019년 안드레아 가나(Andrea Ganna)가 주연구자인 국제공동연구진이 약 47만명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대상에 대해 ‘동성애 행동’에 대한 GWAS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동성애 행동에만 관련되고 다른 특성과는 관련이 없는, 단일의 게이유전자(single gay gene)는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다른 특성과 관련 있지만, 동성애 행동과도 관련성이 높은 유전자 변이가 5개가 발견됐다. 이들은 각기 정신장애(우울증, 조현병 등), 양극성 장애(조울병), 대머리와 후각에 관련된 유전자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5개의 변이는 동성애 행동의 1%만 설명했다. 즉, 이 5개의 유전자 변이를 모두 가진 사람이 100명 있다면 그중 동성애자는 1명이라는 의미다.

이 연구에서 특기할 만한 다른 점은 몇 가지 인간행동의 특성들이 동성애 행동과 유전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그 특성들은 우울증, 조현병(정신분열병), 양극성 장애, 주의력결핍 과잉운동장애, 외로움, 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적 파트너 수가 많음, 어린 나이의 출산, 흡연과 마리화나 사용 등이다. 이런 특성을 많이 갖고 있을수록 동성애자가 되기 쉬운데 이런 사실은 동성애자들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많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거의 매스컴을 타지 못했다. 참고로 키, 혈압, 지능, 우울증 등 정상이든 병적이든 모든 인간행동은 수많은 유전자의 조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유전적인 특성들은 자라면서 어떤 훈육과 교육을 받는가에 따라 조정돼 표현된다. 이를 ‘자연(nature) 대 양육(nurture) 이론’이라 한다. 즉, 타고나는 성향이 있더라도 환경의 영향과 경험으로 좋게도 나쁘게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과 관련된 유전자가 약 100여개 발견되고 있는데, 우울증은 노력으로 극복되거나 치료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유전적 증거는 동성애도 스스로 극복하거나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한다.

문제는 왜 동성애가 치료돼야 하는가다. 그 이유는 동성 간 성행위와 동성애자들의 생활방식이 자신과 타인과 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많은 연구논문으로 입증된다. 당연히 동성애는 치료된다는 증거도 많다.

이런 말을 하지 말라는 게 차별금지법이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를 치료할 수도 치료받을 수도 없고, 신앙을 통한 전환도 도울 수 없게 된다. 크리스천은 인권 차원이나 기독교적 사랑의 차원에서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않으며, 돕고 싶어 한다. 의학자로서 볼 때,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에 대한 학문의 발전도 제한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30여년간 ‘가설’이 입증되지 않은 채 사회적 진실로 둔갑하는 기막힌 과정을 봤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는 동성애는 ‘타고나기 때문에 정상이다’라는 가설을 근거로 개방적 성교육을 하려 하거나 차별금지법 같은 법을 제정하려 한다. 우리는 동성애의 과학적 사실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동성애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차별금지법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을 말이다.

민성길 박사(연세대 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