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여권발 악재’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좁혀졌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간 지지율 격차는 1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다시 벌어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의 쇄신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에서 떨어져나온 민심을 흡수한 만한 인물이나 이벤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탈당파 무소속 4인방’ 중 한 명인 권성동(사진) 의원의 복당을 허용했다. 보수 성향이 짙은 권 의원을 첫 번째로 복당시키며 우선 시급한 당의 몸집 불리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4~16일 전국 유권자 1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5.7%, 국민의힘 지지율은 29.3%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2.3% 포인트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으나 국민의힘은 오히려 3.4% 포인트 떨어지며 2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주저앉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특혜 휴가 의혹을 엄호하며 여당 의원들이 국민 정서와 벗어난 발언을 쏟아냈음에도 야당은 그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20% 넘는 지지율로 선두 경쟁을 벌였으나 야권 주자들은 모두 3% 수준에 머무른 것도 이 점을 가리키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세력 결집이 시급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권 의원 복당 신청안을 가결했다. 권 의원은 4·15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4선 의원이다. 권 의원은 “정부·여당이 잘못하는 것을 바로잡고 중앙에서 할 말은 하는 당당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권 의원의 복당이 받아들여진 직후 무소속 김태호 의원은 “하루속히 친정으로 돌아가 당의 혁신과 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남아 있는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또한 이른 시일 안에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 인사들을 조속히 일괄 복당시키자는 당내 여론에 힘을 보탰다.
다만 당내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친박’과 ‘아스팔트 보수’ 이미지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은재 전 의원의 복당안도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지 않고 보류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에 입당한 전력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