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독감백신’ 결론 못낸 채… 복지위, 4차추경안 원안 통과

입력 2020-09-18 04:03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 독감 백신 접종이 반영되지 않은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학적으로든 수치적으로든 논쟁할 필요가 없다”며 전 국민 접종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신비 2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4차 추경안이 선별 지급 원칙에서 벗어난 데다 단기 효과로 점철됐다며 3000만명 무료 백신 접종안을 거듭 요구했다.

복지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조4431억원 규모의 복지부 소관 추경안 예비심사를 마쳤다. 전 국민 접종 관련 정치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예산안은 원안대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다만 위원회 차원에서 전 국민 독감 백신을 위한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과 아동특별돌봄 예산에 중·고등학생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대 의견으로 담겼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국회 복지위에 출석해 “국민 60%가 접종할 물량을 확보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 의견”이라며 “전 세계에 국민 절반 이상 독감 백신을 접종한 나라는 없다”고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지난해에만 210만회 접종분, 재작년에는 270만회 접종분을 폐기한 데다 올해 이미 확보한 60% 물량 자체도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신 논쟁을 정치적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박 장관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는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의료적으로는 과유불급”이라며 “과도하면 비효율을 낳는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경안 일부를 수정해 3000만명이 독감 백신을 무료 접종토록 하자는 입장을 재차 고수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4차 추경안 17개 사업을 분석한 결과 7개 사업에서 배보다 배꼽이 큰 세금 중독 일자리 4425개를 끼워넣어 총 439억원을 꼼수 반영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일례로 통신비 2만원 지급 사업은 임시센터를 구축하고 홍보하는 데 9억5000만원이 드는데다 1인당 월 156만5000원을 받는 44명 센터 직원 채용 효과도 2개월에 그친다고 추 의원은 지적했다. 또 관리 신규 인력이 복지부 자활 사업의 경우 85명, 고용노동부의 청년 구직활동 지원 사업의 경우 360명이 필요한 점도 꼬집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필요한 기반 구축과 홍보비, 인건비 등 280억원 역시 과도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불필요한 추경 비용을 삭감하고 독감 유료 접종 1100만명분을 무료 전환해 무료 접종 인원을 3000만명으로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또 초등학생까지 지원하는 아동특별돌봄비 20만원을 고등학생까지 늘려 290만명이 추가 혜택을 받도록 하고 법인택시 종사자도 개인택시 종사자와 같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