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KT ‘가을의 마법’ 부릴 채비

입력 2020-09-18 04:05
KT 위즈의 배정대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 1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황재균의 3루타 때 홈으로 몸을 던지고 있다. KT는 이날 쿠에바스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3대 0으로 꺾고 4위를 탈환했다. 연합뉴스

KT 위즈가 17일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꺾고 리그 4위로 올라서면서 창단 후 첫 가을야구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KT는 이날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홈경기에서 두산을 3대 0으로 이겼다. KT는 시즌 60승1무47패를 기록하며 두산을 5위로 끌어내렸다. 앞선 경기에서 기복을 보였던 KT 선발 쿠에바스는 이날은 8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8승(6패)을 거뒀다. 반면 두산 선발 유희관은 1.2이닝만에 3점을 내주는 실투를 범했다. 이후 김민규가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격진이 침묵하면서 두산은 KT에 경기를 내줬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이후 줄곧 리그 ‘꼴찌’를 담당했던 KT의 변화는 지난해 이강철 감독이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KT는 5할의 팀 승률로 6위에 랭크됐는데, 2015~2017년 10위와 2018년 9위를 생각하면 괄목상대 할만한 성과다. 이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어려운 경기를 많이 경험했고, 여러 위기를 이겨냈다”며 “덕분에 올해 팀이 정신적으로 한층 성장했으며 팀워크도 많이 좋아졌다”고 달라진 모습을 자평했다.

KT의 약진에는 이 감독의 자율성을 앞세우는 ‘인내심’ 리더십이 이유로 꼽힌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보고 적재적소에 역할을 맡기려고한다”며 “확신이 서고 역할이 정해지면 최대한 기다려주려고 한다.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선수들이 그 기회를 잘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도입한 ‘수비 시프트’ 전략이 주효한 것도 꼽을 수 있다. KT는 상대 타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타격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수비 포메이션을 바꾼다. 덕분에 현재 KT는 승리 대비 수비 기여도 지표에서 리그 2위다. KT의 강점으로 꼽히는 타격에 수비까지 더해져 팀의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평이다.

외야 우익수를 맡고 있는 주장 유한준과 2루수를 맡은 부주장 박경수의 ‘엄마 아빠’ 리더십도 팀이 전력을 낼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 감독은 두 선수를 향해 “좋은 선수들이고 어린 선수들이 본 받을 점이 많은 선배들”이라며 “한 팀을 이뤄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소형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소형준은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토종 투수 가운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했다. 고졸 선발투수가 데뷔 첫해 10승을 달성한 것은 류현진 이후 마지막이자 역대 9번째였다. 다만 팀 내 외국인 투수진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의 간헐적 부진은 KT에겐 아쉬운 점이다.

이날 승리한 KT가 1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또다시 승리하면 2게임 차로 승차가 벌어지면서 4위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두산과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6승 4패로 앞서있다. 상대적으로 이번 시즌 약한 전력을 보여주는 두산이 지난해 우승을 할 때에도 KT는 상대전적 9승 7패로 우세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 감독은 “상위권 팀과의 경기 차를 최대한 줄여야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경기 중 상위 팀과의 경기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