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민간 공연계를 돕기 위해 공연장 대관료를 3개월 간 전액 면제한다. 대관료 면제는 예술의전당이 1988년 개관한 이래 처음이다.
예술의전당은 다음 달 5일부터 올 연말까지 3개월 동안 자체 공연 시설인 오페라극장, 자유소극장, 음악당 콘서트홀,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등 6개 공연장의 기본 대관료를 100% 면제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예술의전당 6개 공연장에는 12월 말까지 총 94회의 음악회와 14건의 공연 대관 일정이 잡혀있다.
예술의전당이 공연 지원기관이 아님에도 대관료 면제 지원책을 꺼내든 이유는 대관료가 민간 공연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던 공연계는 최근 정부가 국공립공연장은 물론 민간에도 좌석 띄어앉기를 의무화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경영악화에 따른 폐업과 실직이 속출하는 등 민간 공연계는 고사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의전당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좌석 띄어앉기 공연, 무관중 공연을 진행하는 등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하는 경우 기본 대관료 전액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운영비를 지원받는 국공립예술단체나 지자체 소속 예술단체,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인택 사장은 “공연예술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현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고 민간 예술계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이번 지원책을 시행하게 됐다”며 “여러 재난 지원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과 민간 공연단체 및 기획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존속하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