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은 KT천하

입력 2020-09-21 17:18
KT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KT의 알뜰폰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이동통신업계는 기존 KT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에 더해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알뜰폰 진입이 허용될 경우 KT 망 사용 알뜰폰 가입자가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알뜰폰 가입자 50% 이상이 KT 망을 사용하게 되는데, 향후 도매제공의무 제도 일몰 이후 도매대가 수준 결정에 KT의 입김이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이통사별 알뜰폰 가입자 점유율은 KT 47.65%, SK텔레콤 33.81%, LG유플러스 18.5% 순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SK텔레콤의 점유율이 감소했고, LG유플러스가 6.25%포인트 늘었다. KT는 여전히 40% 후반대의 점유율로 1위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KT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이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 또 다른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빠르면 이달 중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KT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전체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도매제공의무사업자를 정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시행되지만, 실질적인 시장영향력은 KT가 더 높은 셈이다. KT 계열 알뜰폰이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경우 도매대가 매출 중 상당부분을 KT가 가져가게 된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법에서는 독과점사업자를 의미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 판단 기준으로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당장 도매대가 수준을 SK텔레콤과 정부간의 협의를 통해 조정하고 있지만, 2022년 9월 이후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일몰되고 나면 시장지배력이 높은 KT의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가진 KT스카이라이프가 저렴한 유무선 결합상품을 통해 알뜰폰 가입자 유치를 강화한다면 이는 다른 중소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가입자가 전체 알뜰폰시장의 점유율을 50%를 넘지 못하도록 등록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KT스카이라이프가 MVNO(이동통신 재판매사업)에 진출하면 이 기준을 초과할 전망이다. 현재 이통3사 자회사의 가입자 비중은 35% 수준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이동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국민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알뜰폰 활성화 대책’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5G 서비스도 알뜰폰 사업자에게 의무 도매제공토록 하고 11월 관련 고시를 개정한다. 또 도매대가를 음성, 데이터 각각 2019년 대비 20% 이상 인하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LTE와 5G 요금제의 수익배분 대가도 낮추기로 했다.

이외에도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전용할인카드’ 출시로 이용실적에 따라 1만원에서 최대 1만5000원 이상 할인혜택을 받도록 했다. 또한 완성차, 무선 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 전용 사업자 기반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다량으로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데이터선구매제, 다량구매할인제’도 확대할 예정이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