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선방’이라고 자화자찬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한 달 만에 후퇴했다. OECD는 11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0.8%에서 -1.0%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된 것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변동이 없었다.
반면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지난 6월 발표에 비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대부분 상향 조정됐다. OECD는 지난 6월 -2.6%로 전망했던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1.8%로 무려 4.4% 포인트나 올렸다. 미국 역시 -7.3%에서 -3.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OECD는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방역조치 완화 및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세를 반영해 세계 경제 전망치도 올려잡았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 -6.0%에서 -4.5%로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11일 OECD의 ‘2020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2%에서 -0.8%로 상향 조정되자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라며 한껏 고무됐었다. 청와대는 OECD 보고서를 “경제 성적표”라고 규정하면서 별도 브리핑을 하고, 기획재정부도 배경 브리핑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확장 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으로 OECD 소속 37개국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1위는 이번에 중국의 대폭적인 성장률 상향 조정으로 ‘한 달 천하’에 그쳤다. 정부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전망치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했다는 지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0~2021년 성장률을 합산해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