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부활 증거 앞에 선 안티 크리스천 회개하고 주님 주인으로 영접

입력 2020-09-21 00:08

아버지의 유통사업이 번창할 때는 차가 7대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맞아 회사는 부도로 해체되고, 부유하고 단란한 우리 가족은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행히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가 학원을 차려 길거리 신세는 겨우 면했다. 가족을 팽개치고 몰래 산속 기도원에 들어가셨다가 몇 년 만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밤낮으로 하나님 얘기만 하셨다. 하나님 때문에 가족도 버린 무책임함에 너무 화가 난 나는 그때부터 안티 크리스천이 됐다. 하나님을 믿는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람’으로 이름을 지은 것도 짜증났다.

억지로 따라다니며 형식적으로 드리던 주일 예배도 수능준비를 핑계로 빠지며 기독교인의 삶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하나님 보란 듯이 스무 살이 되던 1월 1일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최후 승자는 항상 나였다. 그러다 춘천교대에 입학했는데 아버지께서는 바로 한마음교회 생활관에 넣었다. 언니들을 따라 생애 처음 새벽예배를 드리고 나니 너무 피곤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염려와 분노만 끓어올라 모든 것을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었다.

힘들게 버티던 어느 새벽기도에 ‘마귀가 우리를 혼미하게 하려고 생각을 집어넣는다’는 목사님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 ‘마귀? 내가 힘들었던 것이 마귀가 넣은 생각 때문에? 그럼 내가 마귀에게 속은 것?’ 바로 엎드려 기도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며 하나님이 진짜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함께 있던 언니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단순히 신뢰한다는 것을 넘어, 예수님을 하람이의 주인으로 믿는거야!’ 하며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이고, 살아계시다는 확실한 증거는 부활이라며 ‘부활은 선지자들을 통해 오래 전부터 예언된 거야.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부활하신 것이 너무 놀랍지 않니?’ 했다. 그때부터 부활을 본격적으로 고민했다.

얼마 후 언니가 ‘너는 부활하신 주님 앞에 서 본 적이 있니?’ 했다. ‘부활하신 주님 앞에 선다? 이게 무슨 뜻이지? 보이지 않는 예수님 앞에 선다고?’ 다시 간절하게 엎드릴 때 하나님께서 ‘하람아, 너의 주인이 누구냐?’ 물으시는데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예수님! 제가 주인이었어요’라는 고백이 터지며 폭포수처럼 눈물이 흘렀다. 마땅히 지옥에 갈 나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하늘 영광 버리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한량없는 사랑에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간절하게 내 마음 문을 두드리시던 그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제가 주인 되어 살았던 죄를 회개합니다.’ 그렇게 나는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예수님이 마음의 주인이 되니 모든 염려와 두려움은 기쁨과 평강으로 바뀌었다. 평생 사랑하지 못할 것 같던 아버지와 다정하게 손잡고 걸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지금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헌신하며 가르치시는 교회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의 마음을 배워가고, 교사로서 가지게 되는 고민들을 진심으로 들어주시고 세워주시는 공동체 선배 선생님들과 함께 최고의 교사 생활을 누리고 있다. 부족하고 어설픈 점이 많지만 주님께서 보내주신 자리에서 맡겨주신 사명 가지고 공동체와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하람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