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먼 곳에서 장사를 하셔서 누나, 여동생과 셋이서 지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전업주부 아내에 자녀를 둘 두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입사한 후 2년간 사내 비밀연애 후 결혼했다. 행복은 결국 돈이라는 생각에 신혼 초부터 매일 새벽 세차일을 하고 회사로 출근했고, 얼마 후 거래처를 인수받아 컴퓨터 관련 사업으로 수입은 몇 배로 늘어났다.
생활이 안정되고 행복한 시간이 흘렀지만 2년 만에 어렵게 가진 첫 아이가 유산됐다. 오랫동안 교회를 멀리하며 하나님을 떠나 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만날 때마다 교회에 나오라던 처형을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마침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에 대한 말씀이 선포됐지만 무엇을 어떻게 회개해야 할 지 막막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부활 따로 회개 따로가 아니라 부활의 주를 만나는 순간 회개는 즉시 일어난다’고 하셔서 처음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게 말씀을 전해주던 형님은 세계사 교과서와 사회과 부도를 펴서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시켜 주었다. ‘역사적 사실? 그래! 그 인물들은 모두 실존 인물이지.’ 역사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니 예수님의 부활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었다. 부활이 확실해지는 순간 그동안 들었던 말씀이 하나로 꿰어졌다. 성경대로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정말 하나님 아들이셨다. 예수님 앞에 서니 내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을 정해 놓고, 그것을 향해 육체의 욕심과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라 사는 내 실체가 낱낱이 비춰지는데 정말 숨고 싶었다. 하나님을 버리고, 내 필요에 따라 하나님을 찾는 내가 본질상 진노의 자녀임을 알게 되자 바로 고꾸라져 정말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납작 엎드려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 다시는 내가 주인 되어 살지 않겠습니다. 예수님만 나의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고 살겠습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그리고 얼마 후 역사 깊은 미션스쿨인 모교의 어떤 학생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1인 피켓시위와 단식투쟁을 했는데 법적소송에서 학생이 승소한 충격적 소식을 들었다. ‘하나님, 이 상황과 후배 청소년들을 어찌해야 합니까?’ 간절하게 엎드리는데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셨다. 우리교회를 방문하신 어느 목사님을 통해 교목실장님을 만난 후 학생기도회를 인도해 많은 학생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우리 찬양팀과 여자축구 국가대표 서현숙 선수가 명쾌한 부활복음을 선포했는데 완전 대박이었다. 강당은 ‘예수 부활’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했고 1000여명의 학생들은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했다. 현장에서 크게 흥분한 중학교 교목님 요청으로 중학교에도 동일한 감격의 예배가 이어졌다.
모교를 위해 기도할 때마다 지금 이 아이들이 복음으로 온전히 세워지면 결국 청소년들이 다 살아나겠다는 소망에 흥분이 됐다. 하나님께선 내게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는 기숙사 부사감 자리도 주시고, 우리교회 청년들이 들어와 학습과 신앙의 1대 1 멘토도 하도록 허락해 주셨다. 가족의 행복만을 위해 살던 내가 모교와 청소년들을 품게 된 것을 생각하면 꿈만 같다. 오늘도 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복음으로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그들 곁으로 다가간다.
이재권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