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부침을 겪어온 혈액 수급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이후 단체헌혈이 급감한 영향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15일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혈액 보유량이 4.1일분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혈액관리본부는 현 추세대로라면 오는 18일에 혈액 보유량이 3.4일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혈액관리본부는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혈액 수급 위기 상황으로 간주해 관심, 경계, 주의, 심각의 네 단계로 분류한다. 4.1일분의 혈액 보유량은 혈액수급위기단계상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 위해선 5500여명의 헌혈이 필요하다.
최근 혈액 보유량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헌혈이 대거 취소된 점이 꼽혔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18일 이후 단체헌혈을 취소한 단체만 200곳 이상”이라며 “취소 인원은 1만4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헌혈 감소와 더불어 수요 증가 또한 혈액 부족 사태에 일조했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진료·수술 등의 일정이 차질을 빚으며 일시적으로 줄었던 혈액 사용량이 파업 중단 이후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적혈구제제를 기준으로 평균 혈액 공급량은 이달 첫째주 4660유니트(1회 헌혈용 포장단위)에서 일주일만에 5284유니트로 증가했다.
국내 혈액 수급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악화와 회복을 반복했다.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월 6일 혈액보유량은 2.9일분까지 줄었다 차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던 중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확산한 5월 13일에 2.6일분으로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