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지난 7월 10일 출범한 서정협(사진) 서울시장권한대행 체제가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서 권한대행은 정부·여당과의 긴밀한 정책 협의, 서울시의회와의 적극적인 소통, 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의 파트너십 등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K-방역을 이끄는 서울시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들 수 있다. 서 권한대행은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가 서울시에 급속히 확산되자 치료병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담병원을 확대 지정하고, 생활치료센터를 조기에 대폭 확대했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신속한 후속조치로 전국 최초 마스크 매뉴얼을 마련하고 마스크 포스터, 유투브 동영상 배포 등 강력한 캠페인을 펼쳤다.
아울러 중앙정부에 한 발 앞서 서울 전 지역 10인 이상 집회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방역 사각지대로 꼽힌 일부 한강공원 출입을 통제했다. 그 결과 한때 154명까지 치솟았던 서울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일 32명으로 떨어졌다.
갈등이 있는 이슈에는 치열한 협상을 통한 정면승부로 물꼬를 텄다. 대표적인 사례가 송현동 부지 매각건이다. 서 권한대행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 요청과 대한항공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9월 9일 12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상정을 보류하고 감정평가 등 서울시 매입방법 검토를 위해 10월 초 상정할 예정이다. 독감 백신과 관련해선 시의회와 적극 협의해 대민접촉 빈도가 높은 대중교통운전자, 보육교사 등 고위험직군 15만여명에 대한 백신 예산(4차 추경) 확보 및 독감 무료 접종 선제적 실시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인, 직원, 시민의 마음까지 살피는 따뜻한 리더십도 발휘했다. 서 권한대행은 환자 갑질에 지친 의료인의 고충에 공감하며 대책을 강구해 ‘마음치유’ 심리상담 등을 지원했다. 또 서 권한대행 지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을 위해 시민응원 프로젝트 ‘문화로 토닥토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코로나19와 긴 장마와 사투를 벌이며 지친 서울시 전 직원에 대해 격려 서한을 발송했다.
서 권한대행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서울시 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위축된 서울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빌보드 싱글 2주 연속 1위인 방탄소년단이 소개하는 서울관광 홍보동영상을 지난 11일 전 세계에 공개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