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 워크숍·가족 일감 몰아주기 논란 배동욱 소공연 회장 결국 해임

입력 2020-09-16 04:06
배동욱 회장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춤판 워크숍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가 걸그룹 춤판, 가족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을 빚은 배동욱 회장을 결국 탄핵했다. 김임용 수석부회장이 내년 2월 열리는 협회장 선거 때까지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강남구 S컨벤션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선출직 임원(회장) 해임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투표를 진행했다. 의결권 있는 정회원 49명 중 과반인 29명(대면 참석 24명, 위임 참석 5명)이 참석하고 이 가운데 24명이 찬성해 배 회장의 해임이 결정됐다.

김 대행은 “지금 이 시각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전국의 소상공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그간 소공연 사태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소공연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소공연 사무국노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회를 사유화하기 위해 전횡을 일삼아온 배 회장을 비롯해 소공연을 정상화하려는 내부 구성원의 노력이 모여서 탄핵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배 회장은 지난 6월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 걸그룹을 초청해 댄스공연 행사를 진행한 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전례없이 힘든 상황에서 춤판을 벌인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밖에도 소공연 행사를 위한 화환을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구매하고, 보조금 예산으로 구매한 도서를 현장 판매 후 연합회 자체 예산으로 수입 처리한 부분 등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소공연 사무국노조는 지난 7월 배 회장을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보조금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워크숍 당시 걸그룹 댄스공연 행사가 부적절했고, 가족 운영 업체에서 화환을 구매한 행위 등에 대해 임직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배 회장은 비대위의 탄핵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모든 면에서 (오늘 임시총회가) 불법하다”며 “앞으로도 소공연 회장으로서 권한을 계속 행사할 것이며 민형사 소송 등 할 수 있는 건 모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