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넘친다… 비행기 대신 랜선 타고 코리아 투어

입력 2020-09-16 17:57
‘코로나 시대 비행기 대신 랜선 타고 여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행이 일상에서 멀어지며 ‘여행 몸살’을 앓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랜선 여행’을 즐기며 ‘코로나 블루’를 이길 수 있다. 이에 외국에 국내 주요 관광지를 알리는 홍보 영상이 잇따라 제작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이 일상에서 멀어졌지만 ‘랜선 여행’을 통해 ‘여행 몸살’을 달랠 수 있다. 독특한 복장으로 유명 여행지에서 춤을 추는 서울 편(위 사진)·전주 편(가운데 사진)·부산 편(아래 사진) 등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영상이 인기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과거 한국을 홍보하는 광고에는 한복을 입은 한국인 모델과 여행객 복장의 외국인 모델이 등장해 고궁이나 자연, 문화재를 거닌다. 김치나 비빔밥 등 전통 음식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했다. 이제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광고 ‘Feel the Rhythm of KOREA’(한국의 흥을 느끼세요).

영상은 서울, 부산, 전주 등 국내 명소를 배경으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춤을 추는 모습을 담았다. 전통적 한복 대신 색색깔의 옷을 입은 댄서들이 지역 명소에서 군무(群舞)를 선보인다. 한국 전통음악을 세련되게 재해석하는 것으로 유명한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신명 나는 가락에 맞춰 춤사위를 벌인다.

LG그룹 계열의 광고회사 HS애드가 제작한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인기다. 서울, 부산, 전주 3편의 조회수가 40여일 만에 총 7300만회를 넘었다. 각 편마다 조회수가 2300만~2600만회에 이른다. 해외 누리꾼들뿐 아니라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계속 보게 되는 질리지 않는 콘텐츠’ ‘지금까지 본 한국 홍보영상 중에 최고’ ‘담당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 등 찬사 담긴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편에서는 빨간 정장에 조선군 모자와 대감 갓을 쓴 모델들이 청와대 앞과 영화 ‘기생충’으로 유명해진 자하문 터널을 누빈다. 삼성미술관, 덕수궁,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도 등장한다. 부산 편에서는 물안경과 수영모에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모델들이 광안리 해변과 감천 문화마을, 부산역, 보수동 책방골목 등 명소를 거닌다. 전주 편에서는 전주한옥마을, 전주 소리문화관, 아원고택, 전주수목원, 아중역 한옥레일바이크가 담긴다.

이 광고가 ‘힙’한 젊은 세대들도 끌어모은 데는 새로운 발상이 주효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밴드 이날치의 곡을 배경음악으로 넣었다. 이날치는 판소리 ‘수궁가’ 등 국악을 현대음악으로 재탄생시킨 밴드로 대중음악계에서 떠오르는 신예다.

관광공사는 코로나 이후의 방한을 유도하기 위해 홍보영상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을 따라서 필리핀 댄스강사의 커버댄스, 필리핀 소비자의 커버댄스, 어썸스토리 외국인 반응 영상 등 연계 콘텐츠도 등장했다. 이번 영상에 대한 호응과 지자체의 요청에 힘입어 안동, 강릉, 목포 등의 관광 명소를 담은 영상도 하반기에 추가 촬영될 예정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한국관광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으로 추진했다”며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형성된 한국의 긍정 이미지를 활용한 한국관광에 대한 브랜딩 강화로 사전 방한 심리 회복 및 코로나19 안정화 시 실질적 방한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관광공사는 국민 전체에게 외국인에게 소개하고픈 곳의 창의적 영상 등도 공모한다. 한국여행을 갈망하는 외국인관광객들을 위해 ‘외친소(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하는) 나만의 여행 공모전’을 실시한다.

공모전은 동영상과 여행 코스 제안 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여행이 어려운 내국인 대상 국내 여행의 추억을 소환할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코로나 회복 이후 개별관광객 대상 홍보 및 맞춤형 코스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관광 홍보 영상 ‘서울에서 만나요’ 포스터. 서울관광재단 제공

우리나라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2주 연속 1위에 오르며 K-팝의 위상을 알린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소개 영상도 지구촌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지난 11일 서울관광 공식 누리집(www.visitseoul.net)을 통해 2017년부터 서울명예관광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서울관광 홍보영상 ‘서울에서 만나요(SEE YOU IN SEOUL)’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했다.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멈춰버린 상황에서 기존의 주요 관광지 소개 위주의 홍보영상과 다른 차별화된 콘셉트로 기획됐다. 여행은 멈췄어도 서울과 한류에 대한 애정은 지속적으로 유도,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서울이 여행 버킷리스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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