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사진) 통일부 장관이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한다.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앞두고 남북 협력을 촉구하는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판문점 내 자유의집과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남북 정상이 기념식수를 한 장소에서 약식 기자회견도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9·19 평양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 등 남북 간 합의가 있었고, 양 정상이 기념식수한 곳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장관은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비대면으로도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하다는 점을 피력하는 등 북한에 연일 협력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선 대북 제재 면제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지난 6월 통신선을 차단했고 같은 달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지난 6월 23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 없이 관망 중이다.
북한이 코로나19와 태풍 피해로 인해 남북 관계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점도 난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홍수 피해복구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금천군 강북리를 찾는 등 ‘민심 달래기’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19 선언 2주년을 맞아 현재의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상징적인 장소에서 북측에 전달하는 건 의미가 있다”면서도 “코로나19와 수해로 김 위원장이 계속 지방 현지지도를 하는 상황에서 당장 남측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