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순이익을 늘리며 선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와 함께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이 1조1181억원으로 전년 동기(9405억원) 대비 18.9%(1776억원)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은 “신용·체크카드 이용액 감소 등으로 수익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비용이 크게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26.1조원보다 0.3%(1.3조원) 감소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라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0% 증가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접대 감소 등으로 법인 신용카드가 5.1% 줄어든 결과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000억원(1.4%) 늘어난 53조원으로 2013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1조7000억원(5.7%) 줄었지만 카드론 이용액이 사상 최대인 25조4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10.5%) 증가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카드사를 통한 대출에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은 카드론이 전년 동기 대비 1243억원 늘었지만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945억원 감소하면서 증가폭은 3198억원에서 656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지난해 상반기 3461억원 늘었던 비용이 해외결제수수료를 비롯한 업무제휴수수료와 대손비용을 중심으로 1120억원 감소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용카드 누적 발급 규모는 1억1253만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83만장) 늘었다. 금감원은 “발급장수 증가율이 꾸준히 둔화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온라인 발급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액은 3226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 건수는 291만건으로 4.7% 증가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과 건수는 각각 12.1%, 8.0% 늘었다.
간편결제·송금은 공인인증서 대신 지문인식이나 비밀번호 입력처럼 간편 인증수단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한은 전자금융조사팀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를 통한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이 늘었다”며 “특히 간편송금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전자금융업자를 중심으로 송금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박재찬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