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추 장관은 그러나 제기된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은 없이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일각의 자진사퇴 여론을 일축했다. 여권도 “장관 교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13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의 군 복무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다”며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썼다. 이어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서씨의 입대 및 병가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선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병원으로 들어갔고, 남은 군 복무를 마쳤다”며 “이것이 전부다.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불법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검은색은 검은색이고, 흰색은 흰색”이라며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남편의 다리 장애, 2004년 삼보일배에 따른 자신의 다리 부상, 아들의 다리 수술을 언급하며 “우리의 아픈 다리가 부끄러움이 아니라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사과는 지난해 12월27일 처음 의혹에 제기된 이후 261일 만이다. 그러나 사과보다는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한 반박에 방점이 찍혔다. 민주당 대표 시절 아들 부대에 전화해 병가 연장 요청,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화한 일이 없다”고 해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던 것에도 설명하지 않았다. 야당에선 추 장관의 “절차를 어길 이유가 없다” 발언을 놓고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여권은 추 장관의 교체 가능성은 일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추 장관 교체는 정식으로 논의된 바도 없고, 교체 가능성도 없다”며 “국회에서의 고압적 발언은 사과하되 아들 의혹은 ‘실체 없음’ 수준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이번 사과를 계기로 불공정 논란과 교체 여론이 잦아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들 논란은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그와 별도로 국민이 느끼는 정서는 별개여서 이를 어떻게 풀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추 장관은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가 내각 책임자로서 대정부질문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다른 지도부 의원은 “여건이 되면 이낙연 대표가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사과에 대해 “우리가 묻는 것은 법의 문제”라며 “기회가 평등한지, 과정은 공정한지, 결과는 정의로운지 묻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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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김동우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