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째 못 뚫은 ‘100명의 벽’… 자발적 거리두기가 관건

입력 2020-09-14 04:02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의 하향 조정이 발표된 13일 서울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가득하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을 코로나19 유행을 막을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오는 28일부터 2주간 특별방역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최현규 기자

정부가 13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는 100명 선에서 줄어들지 않는 상태다. 지역감염도 전국에서 계속해서 발행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가 계속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1명 발생해 총 확진자는 2만217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이달 3일부터 11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하루 확진자가 최대 400여명까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큰 성과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전국에서 지역감염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집단감염 건수는 8월 2~15일 23건, 8월 16~22일 40건, 8월 23일~9월 5일 52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577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67명(서울 125명, 경기 124명, 인천 18명), 비수도권이 310명이다. 비수도권은 대구(94명)와 광주(87명)를 비롯해 11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 장소도 병원, 소모임, 방문판매업체 등 다양하고 특히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도 여전하다.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최근 2주간 23.9%로 집계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것은 환자 스스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활동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거리두기 피로감으로 시민들의 이동도 증가추세다.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을 보면 8월 마지막 주 주말인 지난달 29~30일에 비해 9월 4~5일 인구 이동량이 오히려 6.3% 증가했다.

추석 연휴도 걱정거리다. 연휴가 5일이나 지속되고, 평상시보다 시민들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코로나19 유행은 더욱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고 조만간 방역망의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 주민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약속·모임을 잡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 댄스 스튜디오가 함께 만든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내용의 영상을 이날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역동적 영상에서 힘찬 긍정의 에너지를 나눠 받았다”고 소개하며 “국민께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주셔서 확산세가 서서히 진정되고 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아직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좀 더 지내야겠지만, 마스크를 벗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참고, 견디고,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