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은 예비부부들을 위해 경북도가 기획한 ‘낭만 결혼식’ 1호 부부가 탄생했다.
경북도는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 커플 가운데 도청신도시에 거주하는 커플이 13일 처음으로 경북도청 회랑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낭만 결혼식’의 시작을 알렸다고 13일 밝혔다.
주인공 김수빈(30)·홍지혜(32) 부부는 바리스타 강사와 수강생으로 대전에서 만나 5년간 열애를 해오다 경북 도청신도시에 정착해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부부는 지난 1월 대전에서 도청신도시로 이전해 바리스타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단샘마을 교사 봉사단으로 활동하며 호명초 경북일고 등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교육도 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있다.
부부는 올 상반기에 결혼식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혼인신고만 하고 지내왔다. 지난 8월 다시 결혼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약금을 감수하면서까지 결혼식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부부는 “예식장소로 어디가 좋을까 많은 고민을 했는데 신혼집 근처에 있는 도청건물이 경북을 대표하기도 하고 경관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결혼식 장소로 신청했다”며 “경북에 정착하자마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앞으로 저소득층과 지역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하면서 지역사회에 감사의 마음을 갚아가겠다”고 밝혔다.
결혼식은 경북지역에 연고가 많지 않은 부부의 요청에 따라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주례를, 박시균 경북도 청년정책관이 사회를 맡았다.
경북도의 ‘낭만결혼식’ 사업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청년들의 결혼식을 지원하고 경북의 공공장소를 결혼식장으로 제공함으로서 ‘청년의 결혼을 돕는 경북’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특별히 기획됐다. 선정된 커플에게는 전문 웨딩업체 컨설팅을 통해 예비부부만의 스토리와 아이디어로 예식장소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예복·메이크업·웨딩촬영 등 커플당 500만원 정도의 예식비용을 지원한다.
향후 2호 커플은 26일 김천직지문화공원에서, 3호 커플은 10월 24일 경주문화엑스포공원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일자리와 아이를 최고의 목표로 도정을 추진하는 경북도청에서 결혼식을 올린만큼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것이라 믿는다”며 “일자리 많고, 결혼하기 쉽고,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경북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