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생산성이 유지되는 것을 두고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는 분석과 눈치 보기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69개의 응답 기업 중 88.4%가 사무직에 한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 담당자의 72.3%는 재택근무의 업무 생산성이 정상근무 대비 80%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70% 미만이라고 평가한 경우는 10.6%에 불과했다.
이들은 IT 프로그램 활용, 업무·성과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업무 생산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재택근무제를 운영 중인 기업 중 77.6%는 생산성 관리를 위해 협업툴, 메신저 등 소통 인프라 구축을 진행했다.
반면 재택근무 시스템이 ‘재택 상사’ 역할을 하면서 ‘눈치 보기’가 심화된 게 생산성 향상으로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다는 반론도 있다. 2개월째 재택근무 중인 전모(30)씨는 “생산성이 낮아졌다고 하면 사무실 출근을 지시할까 스스로 추가 업무를 하며 업무 강도를 높인다”고 했다.
식품업계에 종사하는 신모(28)씨는 지난달부터 매일 퇴근 전 업무일지를 작성 중이다. 신씨는 “화상회의 프로그램보다 업무일지가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마다 재택근무 시행 방법은 달랐다.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의 44.4%는 2조 또는 3조로 나눠 교대방식으로 근무하거나 출근자 비율을 특정하는 ‘교대조 편성 등을 통한 순환방식’을 채택했다. 필요인력을 선별하거나 개인 신청을 받는 곳도 27%였다.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더라도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3.2%)은 재택근무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관리시스템 구축과 기업 내 소통방식의 개선 등이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봤다. 대면 상황일수록 성과 중심으로 직원들을 평가해야 인사관리의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