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참 좋다

입력 2020-09-15 00:03 수정 2020-09-15 10:37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은 구원은 오직 믿음만으로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믿음은 내면의 확신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야고보서의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말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함은 믿음을 근거로 하며 믿음은 행함으로 나타나기에 믿음과 행함을 구분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우리의 행함을 반응이라고 표현한다면, 믿음이란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드러나는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들은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런 문제 앞에서 당황하고 있다. 코로나라는 강한 바람에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아람의 군대 장관 나아만이 나병으로 고생할 때, 그는 이웃나라 이스라엘에 엘리사라는 선지자가 병을 고치는 능력을 행한다는 소문을 듣고 왕의 친서와 선물을 갖고 찾아간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직위에 걸맞은 격식 있는 치유 행위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엘리사는 그를 만나주기는커녕 요단강에 7번 몸을 씻으면 몸이 깨끗하게 될 것이라는 황당한 주문만 했다. 나아만은 심기 불편했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말씀대로 순종한다. 그리고 결국 회복돼 깨끗함을 받았다. 성경은 나아만의 생각, 즉 그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나아만처럼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를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의지해 요구하는 잘못을 하고 만다. 나병을 치유받은 이유는 말씀에 순종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의 간절함, 믿음, 순종이라는 반응에 하나님께서는 회복을 선물하셨다. 그렇다면 삶의 순간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우리의 반응은 어떤 모습일까.

맛있는 ‘집밥’이 생각나면 아내와 함께 찾아가는 동네 식당이 있다. 하루는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한 중년 부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입구쪽과 안쪽에 테이블 두 개가 비어 있었다. 안쪽 자리는 식사 중인 테이블과 붙어 있어서 조금 불편한 자리였고, 입구 자리는 넓고 편한 자리였다. 중년부부는 잠시 고민하더니 “단체손님이 오면 앉게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서 앉아요”라며 안쪽으로 향했다. 타인의 입장을 고려해 기꺼이 불편하고 번거로움을 선택하는 마음이 ‘참 좋게’ 느껴졌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우리가 그 사랑을 근거로, 세상을 향한 배려로 반응해야 할 때가 지금인 것 같다. 주님은 안식일에 율법적으로 예배에 비중을 두는 형식보다 병든 이웃을 치유하는 행위가 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제사를 인도하기 위해 거룩함을 훼손할 수 없다며 강도 만난 나그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 제사장보다 당시 무시당하며 살았던 사마리아인의 선행을 주님은 칭찬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라는 강력한 도전 앞에 지니고 있던 단점들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자유롭지만 선택의 책임을 져야 하는 올바른 반응이 요구된다. 회 칠한 무덤처럼 남이 보는 사거리에서 몸을 흔들며 기도하기를 즐겼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는지 살펴보자. 말씀에 바르게 반응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서는 양보하고, 배려함으로 주님의 마음이 올바르게 전해지길 바란다. 아멘.

정서호 목사(도담교회)

◇도담교회는 예장 백석대신 소속 교회입니다. 담임목사가 디카페 운영을 통해 바리스타로 자비량 목회 중입니다. ‘대한한부모협회 도담도담(복지단체)’을 설립해 전국의 한부모 가정과 온라인예배를 5년 전부터 시작한, 말씀에 바르게 반응하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