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 우리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어 태극기가 화면에 드러나면서 관중의 열기는 절정을 치닫고. 바라보는 가슴속으로 뜨거운 기운이 뭉클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이 얼마나 눈물겨운 순간인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곱 명의 젊은이가 미국 팝 음악 최대의 영광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몇 해 전 싸이가 2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는데 드디어 방탄소년단(BTS)이 정상을 밟았으니. 우리 겨레는 감성적 능력을 타고났다고 한다. 안익태 윤이상을 비롯해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조수미는 세계적인 현대 음악가들이 아닌가.
그런 천재성을 가진 이가 음악가들뿐일까. K팝 가수들이 노래와 춤으로 지구촌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제 K팝은 한국적 음악에 머물지 않고 더 큰 한류 바람을 일으키더니 태풍이 돼 휘몰아치고 있다. 각국의 젊은이들이 K팝에 매료돼 스타의 나라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나. 이것만 해도 방탄소년단은 칭송할 만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기성세대가 즐기는 음악과 젊은이가 좋아하는 가락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른은 트로트를 좋아하고 젊은이는 랩에 심취해 있다. 문화에서만은 양극화가 있어선 안 된다. 연령에 따라 문화적 선호도가 현저하게 다르다면 문제가 있다. 문화예술을 창작하는 예술가와 즐기는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해 한국에 가고 싶다는 해외 젊은이들이 기특하다. 손님들이 이 땅을 찾았을 때 정작 우리가 트로트에만 매달려 있다면 어리둥절해 하지 않겠는가. 문화적 편식은 옳지 않다. 우리도 방탄소년단의 일원이라는 믿음을 세계인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젊은이가 이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불러야 한다.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 K팝 젊은이들이여,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펴고 힘차게 도약하라.
오병훈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