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빵 과자 과일 꽃 양말 반찬 가정간편식(HMR) 그림 자동차. 이 10가지 품목에는 ‘구독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을 구독하는 것처럼 커피를, 그림을, 자동차를 정기 구독해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고 꾸준히 사용하는 ‘구독경제’가 각광받으면서다.
10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구독 서비스로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 매일 신는 양말, 매일 먹는 반찬 등을 구독하면 월 단위로 미리 결제해두고 경제적인 가격에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단연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구독 상품은 먹거리다. 던킨은 매일 아메리카노 한 잔을 하루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마실 수 있는 ‘매거진 D’를 내놨는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뚜레쥬르가 지난 7월 직영점 9곳에서 시행한 정기 구독 상품도 인기를 모으면서 최근 구독 서비스를 가맹점 200여곳으로 늘렸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프리미엄 식빵, 모닝세트, 커피로 구성된 정기 구독 상품 3종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해당 제품군 매출이 30% 늘었고 매장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현대그린푸드의 HMR 브랜드 ‘그리팅’의 케어식단 정기 구독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그리팅 구독 주문이 7월에 비해 25.9%나 늘었다. 케어식단은 영양 측면에서 설계된 케어푸드 반찬과 샐러드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된 지난달 16일 이후 하루 평균 주문량이 8월 초보다 35.7% 증가했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내놓은 ‘월간 과자’는 6일 만에 완판됐다. ‘월간 과자’는 매달 다르게 구성된 롯데제과 제품을 과자박사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추석 선물세트에 구독 서비스 상품까지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의 구독 서비스는 한 달 동안 매주 신선한 제철과일을, 3개월 동안 생화나 공기정화 식물을 다달이 배송해주는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과일 추석 선물세트를 2~4차례 나눠서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나 기업 모두 유리한 대목이 있다. 소비자에겐 평상시보다 저렴하게 쓸 수 있다는 이점과 선택에 대한 고민의 폭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고, 기업엔 충성도 높은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마케팅 방법이 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골손님’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해졌고, 이런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는 꽤나 유용한 기법이 되는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