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누가 쓰나… 점점 쌓이는 추미애 장관 거짓 해명

입력 2020-09-11 00:02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검찰은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과 관련해 그간의 부실·축소 수사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최근 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현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연장 당시 상황이 검찰 수사와 국방부 문건 등을 통해 속속 드러나면서 추 장관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서씨의 휴가 연장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부터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소설을 쓰시네”라고 했던 발언까지 재조명되는 양상이다.

10일 국회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추 장관에게 아들의 병가 연장에 개입했는지 물었고, 추 장관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서씨가) 입대 1년 후 한쪽 무릎이 아파서 불가피하게 병가를 얻어서 수술을 했다”며 “의사의 필요한 조치 이후에도 피가 고이고 물이 차서 아이가 군에 상의를 하니 ‘개인 휴가를 더 쓰라’ 해서 아이가 개인 휴가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공개된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씨가 복무했던 부대 기록에는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문건은 서씨의 상급자인 지원반장 이모 상사가 군부대의 행정업무를 관리하는 ‘연대통합행정업무시스템’에 기록한 내용을 국방부 인사복지실에서 내부 논의를 위해 재정리한 것이다.

이 상사는 2017년 6월 15일 작성된 2차 병가 면담기록에서 “병가가 종료됐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좀 더 연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의를 했다”고 썼다. 또 “본인(서씨)으로서 지원반장에게 묻는 것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과 상의했는데,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이라고 적었다. 결국 “아이가 군에 상의를 했다”고 밝힌 추 장관의 말은 거짓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방부는 “추 장관 부부가 실제 민원실에 직접 전화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거짓 해명은 이뿐만이 아니다.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부대로 전화를 걸어 서씨의 병가 연장을 물었다는 군 관계자들의 증언에도 추 장관은 해당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었다.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보좌관이 전화를 했느냐”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지시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겠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군 관계자 2명의 녹취록이 공개되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를 한 것은 사실 같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아들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강한 어투로 부인해 왔다. 지난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서씨의 휴가 논란을 묻는 과정에서는 “소설을 쓰시네”라고 했다. 오히려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7월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저의 아들의 신상 문제여서 언론에 미주알고주알 나가는 것들이 정말 검언유착이 심각하구나, 또 한번 저는 감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