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콕 찍어… 임은정 대검 발령

입력 2020-09-11 04:06
사진=뉴시스

검찰 조직 내부 비판자를 자처해온 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사진)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대검찰청 감찰 업무를 맡게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원포인트 인사’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10일 임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감찰정책연구관)으로 인사 발령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임 부장검사가 “감찰 정책 및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사안에 관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의 인사 소식을 접한 검찰 구성원들은 시기와 형식 등을 두고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 중간간부급 인사 결과 대검 검찰연구관 32자리 가운데 한 곳이 공석이긴 했지만, 그간 검찰연구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법무부에 접수된 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가 임 부장검사의 보직을 ‘감찰정책연구관’이라고 밝힌 점도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다수의 검찰 간부는 “이렇게 콕 찍어 발령하는 인사는 처음 본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검 검찰연구관 인사를 낼 때는 그간 ‘검찰연구관’으로 발령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길 것인지는 검찰총장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검찰청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뒷말까지 나왔다.

임 부장검사는 오는 14일부터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한다. 임 부장검사는 본인 스스로 오래도록 감찰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는 그가 감찰 필요성을 주장했던 사안들을 직접 담당할 것인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이해충돌과 공정성 시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제기했던 사안을 스스로 감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