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이 길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에도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 거리두기로 임대차 거래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63주 연속 이어졌다. 대학가 원룸 가격은 원격수업이 늘어난 여파로 하락하는 추세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첫째주(7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9%로 전주와 동일했다. 변동률이 더 늘진 않았지만, 매매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특히 정부가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를 마련하는 와중에도 63주 연속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를 놓고 감정원은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상대적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른 거래 활동 위축 등으로 지난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세입자들이 새집을 보기 위해 움직이기보다 기존 전셋집을 재계약하면서 거래 축소에 일조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감염 우려로 거래가 줄어 시장이 강보합 상태로 유지됐다. 하지만 정부 부동산 규제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세와는 별개로 투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단기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최근의 거래 감소도 정부 7·10 부동산 대책이 더 근본적인 영향을 줬을 거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원룸 월세는 하락하고 있다. 다방이 발표한 ‘임대 시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49만원으로 7월 대비 4% 하락했다. 임대 시세 리포트는 등록된 매물의 보증금을 1000만원으로 일괄 조정해 분석한 결과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37만원) 중랑구(39만원) 광진구(46만원)에서 6~8% 크게 내렸고, 강남구(58만원) 강동구(47만원) 서초구(58만원) 용산구(46만원)도 3~4% 떨어졌다. 반면 중구(58만원) 동대문구(47만원) 동작구(43만원)는 2~4% 상승했다. 특히 서울시내 주요 대학가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홍익대 인근(48만원)이 전달 대비 6%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한양대(46만원) 숙명여대(47만원)도 각각 4% 떨어졌다.
다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학교 온라인 비대면 수업,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서울 원룸 거래가 둔화돼 월세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가을철 원룸 비성수기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월세 하락세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