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의 ‘시즌2’가 시작된다. 산업은행은 10일 “이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3년 9월 10일까지다. 산은에서는 1950년대(구용서 초대 총재)와 70년대(김원기 총재), 90년대(1990~1994년 이형구 총재)에 연임이 있었다. 이 회장의 연임은 26년 만이다.
새 출발선에 선 이 회장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많다. 당면 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이다. 산은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정책형 뉴딜펀드’의 실무 주관사로 총대를 멨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정책발표 석상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한국판 뉴딜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산은은 기간산업안정기금과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운용도 담당하고 있다. 산은의 업무 비중이 커지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이 회장의 연임이 불가피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의 매각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두산그룹 경영 정상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M&A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채권단의 ‘플랜B’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이 회장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앞서 이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 후 한국GM·금호타이어·STX조선해양·동부제철 등의 굵직한 구조조정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의 새 임기 첫 일정은 11일 예정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이 결정될 전망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방안 여부를 결정한다. 새 임기에 본격 돌입한 이 회장이 새출발에 대한 소회와 포부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