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전 세계 각국을 돌며 주요 차량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PWRS)를 개최하고 있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의 장을 마련해 모터 스포츠 DNA가 담긴 포르쉐의 브랜드 정체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국내에서 막을 내린 PWRS는 포르쉐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리는 것 외에도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스포츠카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 2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PWRS에 참여했다. PWRS는 포르쉐 독일 본사가 주관하는 대규모 드라이빙 이벤트다. 트랙 코스 주행을 통해 성능을 느끼는 핸들링, 장애물 사이를 통과하는 슬라럼,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택시 드라이빙, 극강의 제동력을 체험할 수 있는 브레이킹 등 세션을 통해 포르쉐 차량의 성능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이번 PWRS를 위해 26대의 전 차종을 독일에서 공수해왔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마칸 GTS는 물론 911 터보S, 718 박스터 S, 카이엔 터보 S E-하이브리드 쿠페, 파나메라 GTS 스포츠 투리스모 등 다양한 차량들이 소개됐다.
가장 주목받은 건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된 포르쉐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이었다. 타이칸은 이날 전문 인스트럭터의 화려한 드리프트 퍼포먼스와 함께 공개됐다. 타이칸은 터보 S 모델을 기준으로 최대 761마력과 제로백 2.8초의 막강한 성능을 지녔다. 전기차의 특성을 담아내면서도 기존 스포츠카의 화려한 외관과 성능을 계승해 향후 친환경차 시대에 고성능 차량이 갖춰야 할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접 만난 타이칸은 미래에서 온 스포츠카라는 느낌을 줬다. 타이칸에는 LG화학이 공급하는 93.4㎾h 용량 배터리와 차체 앞뒤로 두 개의 모터가 탑재됐다. 엔진 배기음은 없지만 마치 우주선이 이륙하는 듯 ‘웅~’하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달려 나갔다. 계기판, 디스플레이 등 모든 제어장치는 디지털과 터치 방식을 적용했다.
스포츠카의 정체성은 잊지 않았다. 차체 높이는 1378㎜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낮게 설계됐다. 차량 앞뒤에 최적의 무게 배분을 한 덕분에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트랙 코너에 진입해도 안정감을 유지했다. 정지 상태에서 풀악셀을 밟았을 땐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줬고, 큼지막한 브레이크 디스크와 캘리퍼는 차를 단번에 멈춰 세우는 제동력을 발휘했다.
포르쉐 차량의 성능은 2도어, 4도어, 쿠페, SUV 등 차종을 가리지 않았다. 비가 내려 노면이 젖었지만 트랙 주행과 슬라럼 등에서 탁월한 가속력과 제동력을 뽐냈다. 이를 통해 ‘모든 세그먼트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용인=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