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기회 10경기뿐… 추신수의 마지막 열흘?

입력 2020-09-11 04:05
텍사스 레인저스 1루 주자 추신수(왼쪽)가 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4회초 슬라이딩으로 홈을 태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16년차 추신수(38)가 야구인생의 기로에 놓였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을 만료하는 올 시즌 막판에 손목을 다쳐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추신수에게 남은 출전 기회는 사실상 10경기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의 마지막 열흘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텍사스는 10일(한국시간) 추신수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추신수는 지난 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4대 8로 패배한 원정경기 중 홈 슬라이딩으로 득점하다가 오른쪽 손목을 다쳐 교체됐다. 부상 당일 검진에서 손목 인대 염좌 진단을 받았다.

텍사스는 당초 추신수의 조기 복귀를 낙관적으로 봤다. 텍사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의 진단 결과를 확인한 뒤 “개인적으로는 며칠의 휴식을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LA 에인절스와 3연전 안에 복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에인절스와 홈 3연전을 끝내는 11일까지 추신수의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부상자로 분류됐다. 예정된 복귀 시점은 오는 19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팀당 60경기씩으로 축소된 메이저리그 정규리그는 오는 28일에 끝난다. 추신수는 리그 폐막을 열흘가량 남긴 시점에 복귀하게 된다. 그나마 19일부터 텍사스의 휴식일이 없는 점은 다행스럽다. 추신수가 복귀 당일에 출전하면 10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중간 전적 15승 27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5위)다. 와일드카드를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지구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6경기 차이로 벌어져 있다. 폐막까지 1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뒤집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올해를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으로 보는 뉴스도 나온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다루는 인터넷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날 “추신수의 마지막 시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데뷔한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다. 2014년에 텍사스와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540억)를 받고 약속한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 7년이다. 올 시즌을 끝내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추신수는 현역을 1~2년 연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일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자로 추대돼 크리스 우드워드(왼쪽) 텍사스 감독에게서 기념 트로피를 받고 있는 추신수. 텍사스 홈페이지

팀 내에서 높은 추신수의 입지를 고려하면 재계약 가능성도 있다. 텍사스는 이날 메이저리그 30개 팀에서 1명씩 추천할 수 있는 선행상 격의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후보로 추신수를 추대하고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축하 행사를 열었다. 우드워드 감독은 직접 추신수에게 기념 트로피를 전달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