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때 설날에 함께 놀던 사촌들을 따라 얼떨결에 교회에 갔다. 마침 교회에서 윷놀이를 했는데 우리 팀이 1등을 해 선물을 받으며 ‘교회는 참 좋은 곳이구나’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혼자 교회에 다니며 학생부 활동도 열심히 했고 대학 시절에는 동기들과 모여 늘 찬양과 예배를 드리며 함께 여행도 즐겼다. 졸업하고 바닷가 마을에 교사로 발령받았다. 자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과 먼 거리를 핑계로 교회와의 틈은 점점 벌어졌고 마침내 스타일에 딱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삼겹살집을 계약하고 왔다. 양복 입고 출근하던 사람이 아무 상의 없이 식당을 한다니 정말 황당했다. 다음날부터 고된 학교를 마치고 자정이 넘도록 식당일을 돕는 강행군을 했지만 개업 한 달 만에 구제역의 유행으로 대출 빚만 남았다. 꽤 괜찮은 인생이라 생각했던 나의 자부심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염려, 미움, 우울, 상처만 쌓였다. 그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책에 빠져 ‘남 탓하며 내 인생을 망가뜨리지 말고 혼자라도 씩씩하게 살아내야 한다’며 혼신의 힘으로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생각뿐이었고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집 앞 병원 앞에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말씀이 눈에 딱 띄었다. 아무렇지 않던 그 말이 그날따라 내 마음을 흔들었다. ‘맞아! 예수님이 계시지! 예수님께 가면 다 해결되는데….’ 인생의 바닥에서 제멋대로 살아온 삶을 뼈 속 깊이 후회했던 탕자! 내가 바로 그 탕자의 모습이었다. 다시는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알고 지내던 선생님을 따라 처음 한마음교회에 갔다.
목사님께서 사도행전 17장에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라고 선포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서니 내 실상이 정확히 보였다.
나는 철저한 인본주의자였다. 괜찮은 척, 잘 사는 척 포장을 하고 살았지만 마음 속엔 상처와 원망, 비교의식, 무기력만이 가득했다. 밖에서는 멀쩡한데 집에 오면 마치 죽은 자 같았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살았고 너희도 살겠음이라.’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지금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너희도 살겠다고, 나를 살리겠다고 선포하신다. 그동안 ‘내가, 내 힘으로’를 외치고 살던 내 중심이 철저하게 나를 위한 욕심, 나를 높이려는 중심이었음을 알게 됐다. 마귀와 동일하게 나를 높이려는 죄, 내가 주인 된 이 죄 때문에 예수님이 처참하게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그저 엎드려 회개의 눈물만 나왔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신 후 이제 더는 포장하지 않는다. 마음 속에 깊이 숨겨두었던 상처와 원망이 사라지고 평강이 내 안에 가득하다. 무기력이 사라지고 예수님으로부터 새 힘을 공급받는다.
부활은 어두운 바다를 비추는 등대 같다. 세상의 바다에 빠지려고 할 때 혹은 잠시 어두워 헤맬 때 부활은 모든 혼미를 밀어내고 살아계신 예수님을 환히 비춰서 나의 길을 강력하게 인도해준다. 전능자가 주인 된 나의 삶은 매일 감사와 기쁨이 넘친다. 예수님이 내 인생의 영원한 주인이 되시니 이제 주변의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기대된다. 예수님은 언제나 나의 주인이시다.
정명희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