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자 의학상식] 다양한 기침… 보내는 신호가 다르다

입력 2020-09-14 17:18

주위에 천식 환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천식이 얼마나 괴로운 질병인지 충분히 짐작할 것이다. 잦은 기침과 가래, 어떤 경우에는 구토를 하기도 하고…. 숨이 넘어갈 듯 거친 기침 소리는 새벽에도 그치질 않는다. 누구나 증상이 일률적인 것도 아니다. 쌕쌕거리는 천명음(喘鳴音)이 없는 만성기침, 흉부 압박감,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증세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천식 병증을 크게 실천(實喘)과 허천(虛喘)으로 구분하고 있다. 실천은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오면서 오한, 발열을 느끼고 바람을 쏘이면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경우다. 가끔 가래 끓는 소리가 나고 발작이 일어날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허천은 약간의 자극에도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는 병증이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은 데다 과로를 하거나 장기간 공해에 노출됐을 때 호흡이 빨라지면서 멀건 가래가 끓고 계속 기침을 해댄다.

기관지 천식을 비롯해 기관지 확장증, 범발성 모세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 폐섬유종, 폐울혈 등 난치성 호흡기 질환과 고혈압, 심장이 약할 때 생기는 기침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양상의 기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목구멍이 답답하거나 목이 쉰 채 기침이 나면 목 근처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고, 한밤중이나 이른 아침에 언제나 기침을 하게 되면 천식, 아침에 일어난 다음 기침과 함께 가래가 끓으면 기관지 확장증이나 만성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 잠이 들려고 하면 금세 숨이 가쁠 정도로 심한 기침이 나오는 것은 호흡기 계통보다 고혈압이나 심장이 약할 때 생기기 쉬운 증상이다. 몸의 위치를 바꾸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마른 기침을 하는 경우는 폐섬유종 때문일 수 있다.

흔히 기관지 천식이라면 노인성 천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론 소아천식이 더 많다. 소아 천식은 대부분 알레르기성이다. 만약 강박적인 성격의 남자아이가 헛기침이 잦다면 불안 심리에서 비롯된 틱 장애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