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 ‘공연 영상화 종합 스튜디오’ 만든다

입력 2020-09-10 04:06
지난달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스테이지 무비 ‘늙은 부부이야기’ 시사회 현장 당시 풍경.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의 영상화사업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통해 영화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에 민간단체의 온라인 공연 제작 및 인프라 지원을 위한 ‘공연 영상화 종합 스튜디오’가 내년 설립된다. 예술의전당 외에도 국립극장, 국립극단 등 국립 예술단체는 공연 영상 제작과 유통을 적극 추진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 일상 속 비대면 예술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방안은 기존의 관성적 방식에서 벗어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면적이고 급속한 생태계 변화 속에서 비대면 예술의 실험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 공연이다. 공연계는 코로나19로 주요 공연장의 휴관·재개관이 반복되고 거리두기 좌석제의 도입으로 타격이 큰 상황이다. 이에 문체부는 우선 예술의전당 등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도록 했다. 특히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공연 영상화 사업을 해왔던 예술의전당에는 15억원이 투입돼 실감형 기술을 결합한 공연 영상을 제작한다. 또 공연 영상화 종합 스튜디오에는 32억원이 지원된다.

전통 기반의 국립극장은 10억원을 지원받아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과 실감 콘텐츠 영상을 제작한다. 특히 국내외 OTT 등을 통해 공연 영상을 전 세계에 송출하면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국립극단도 10억원으로 다중시점, 국·영문 자막, 참여형 관람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유료 온라인 극장’ 도입을 추진한다. 민간 공연 단체 지원도 확대한다. 내년에 27억원이 투입돼 공연영상 제작지원 12편 및 온라인 생중계 지원 60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장애 유형별 맞춤형 공간 설계를 통한 무장애(barrier free) 문화예술 공간인 ‘장애예술 공연장’(2021년안 84억 원)도 새롭게 만들어지는데, 온라인 중계시설도 포함될 예정이다.

공연·문학·미술 등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온라인·비대면 방식을 활용한 해외 진출도 활성화한다. 공연 수출 온라인 플랫폼 등 비대면 거래 기반을 강화하고, 현대미술 한류 사업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 작품을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4차 산업 핵심기술인 빅데이터·5G·AI 등과 연계하는 ‘예술과 기술 융합’ 지원도 올해 21억원에서 내년 32억원으로 확대한다. 기술 역량 강화 교육, 기술소개 박람회 등을 개최하는 한편, 문화예술 실감서비스 기술개발(R&D)도 52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외에 예술자료들의 디지털화 등 비대면 청년 일자리 1650개 창출, 코로나블루 등 대국민 대상 예술치유 꾸러미 5000여명 제공,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조성 80곳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중요해졌다”며 “예술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방식은 대면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완하거나 독립재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다”며 “새로운 예술은 기존의 예술과 경쟁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