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6개월째 격감… 고용상황 더 나빠진다

입력 2020-09-10 04:01
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설명회를 듣고 있다. 통계청은 ‘8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만7000명 줄어 6개월 연속 감소하고 구직포기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서영희 기자

취업자 수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最長) 하락세를 기록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인 사무종사자, 상용근로자도 줄었으며, 구직포기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통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본격적인 재확산 이전 수치라는 것이다. 9월 이후 고용시장은 더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통계청은 ‘8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27만4000명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줄고 있다. 2009년(1~8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긴 감소세다. 코로나19 충격이 계속되면서 제조업(-5만개), 도매 및 소매업(-17만6000개), 숙박 및 음식점업(-16만9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령별로 보면 정부 노인 일자리 지원을 받는 60세 이상(38만4000명) 외 모든 연령층의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줄었다.


코로나19는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덮쳤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사무종사자가 전년 대비 12만5000명이나 줄었다. 201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감소다. 상용직 근로자 또한 28만2000명으로 전달(34만6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무직 일자리 감소와 함께 변호사, 변리사 등 대면 서비스 전문직도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직활동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역대 최대다. 지난달 ‘그냥 쉰다’고 대답한 인구는 전년 대비 29만명 늘었는데, 동월 기준 200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지난 1년간 구직활동을 하다가 최근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 또한 68만2000명 증가했다. 이 또한 동월 기준 2014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고용시장은 앞으로 더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계는 지난달 15일을 기준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재확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취업자 수 감소와 실업자, 구직포기자 증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일시휴직자도 뇌관이다.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14만3000명 늘면서 전달(23만9000명)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 그러나 3월부터 일시휴직에 들어간 무급휴직자는 9월까지 복귀를 못 하면 취업자에서 탈락한다. 여기에 추가 신규 일시휴직자도 나타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SNS에서 “9월부터 전국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며 “추가 충격 여파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