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와 ‘주의 만찬’… 예수 그리스도 가르침 따른다

입력 2020-09-11 18:58
이강평 서울기독대 총장이 지난해 4월 서울 은평구 대학 캠퍼스에서 직원 행정서비스 예절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로마 가톨릭에서 행해진 일곱 성례를 두 가지 성례로 개혁했다. 이 두 가지 성례가 바로 성만찬과 세례다. 루터가 로마 가톨릭에서 행해진 일곱 가지 중에서 다섯 개는 폐지하고 두 개만 선택한 기준은 ‘오직 성경’이었다. 아무리 전통적으로 행하던 것이라 할지라도 성경에서 증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폐하고, 성경에서 증거하고 있는 것만 행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환원운동가들도 역시 성경의 가르침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환원운동에서 성례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순수하게 행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환원운동의 성례는 침례와 주의 만찬 두 가지로 분류한다.

환원운동이 침례를 행하는 것은 단지 사유의 결과가 아니다. 환원운동은 성경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 성경을 탐구하고 성경으로부터 얻은 결과를 따른다. 그 예로 초기 환원운동가 중 한 명인 알렉산더 캠벨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캠벨은 아내 마거릿과 결혼해 첫딸 제인을 얻었다. 그는 딸에게 성경적인 세례를 베풀기 원했다. 그리고 그 답을 얻고자 성경에 나타난 세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캠벨은 성경의 세례는 몸을 물에 잠기는 침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캠벨은 성경의 가르침 앞에 주저하거나 미루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행동의 사람이었다. 성경의 세례가 침례라는 사실을 발견한 그는 자신과 아내는 물론, 부모님과 여동생을 비롯한 교회 성도들과 함께 버팔로강으로 달려가 침례교 목사에게 바로 침례를 받았다. 이후 환원운동은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침례를 행하고 있다.

침례는 주로 흐르는 강이나 바다에서 행한다. 그러나 때로 교회에 준비된 침례탕에서 행해지기도 한다. 미국뿐 아니라 많은 한국의 그리스도의교회들이 침례탕을 갖추고 있다. 이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 회개하고 침례를 받기를 원하면 언제라도 침례를 행하기 위함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것이 언어적 결단이라면, 침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부활에 참여하는 행동적 고백이다.

더 나아가 캠벨은 침례의 대상에 대해 성경에서 해답을 얻고자 했다. 캠벨은 침례를 받기 위해 믿음의 고백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침례를 받을 바로 그 사람 외에 그 누구도 대신 회개하고 믿음을 고백해 침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성경의 두 번째 성례는 주의 만찬이다. 환원운동은 성만찬이라는 용어보다 주의 만찬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만찬이라는 용어는 신학적 용어지만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는 ‘주의 만찬’(고전 11:20)이라고 표현된다. 단지 그것이 이유다. 이것은 신학을 거절하는 무지나 교만이 아니라 순수하게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스도의교회는 매 주일 주의 만찬을 행한다. 그 이유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전 11:24)고 하신 우리 주 예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약성경의 교회들은 떡을 떼기(주의 만찬) 위해 모였다.(행 20:7, 고전 11:33)

이러한 모습은 로마 제국의 핍박을 피해 숨어 들어간 공동묘지 카타콤에서도 계속됐다. 클레멘트나 순교자 저스틴 등 교부들의 글에서도 발견된다. 칼뱅과 종교개혁자들은 주의 만찬을 가르치며 매주 시행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감리교의 웨슬리도 매주 주의 만찬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자들은 “설교는 실패할 수 있어도 주의 만찬은 실패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설교는 준비하는 목사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의 만찬은 성령께서 주관하시는 것이기에 실패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스도의교회는 매 주일 주의 만찬을 통해 그리스도의 충만한 임재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기에 주의 만찬에 참여하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침례(세례)를 받은 자이다.

환원운동은 인위적인 모든 요소를 거절하고 신약성경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하기를 원할 뿐이다. 어떤 위대한 교사도 예수 그리스도보다 위대할 수 없으며, 어떤 완벽한 책이라 해도 성경보다 진리를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환원운동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순종하고 성경을 따르기를 소망하고 기뻐할 뿐이다. 이것이 환원운동이 추구하는 것이다.

환원운동이 오직 침례와 주의 만찬을 성례로 따르는 이유 역시 간단하다. 성경이 말하는 곳에서 말하고 성경이 침묵하는 곳에서 침묵하기 위함이다. 성례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창작물이 아니라 오직 교회의 머리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셨고 명령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교회는 단지 예수님의 명령대로 신약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침례를 행하고 주의 만찬을 매주 행할 뿐이다.

그리스도인의 참 기쁨은 예수님을 떠나고 성경을 벗어나서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환원운동과 그리스도의교회는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침례와 주의 만찬을 행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참 기쁨의 성례와 예배를 통해 성경적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한다.

이강평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