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가 유럽 축구선수로는 처음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0호 골을 돌파했다. 이란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알리 다에이(51·은퇴)의 역대 A매치 최다골(109골) 기록도 이제 단 8골만이 남았다.
포르투갈은 9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조별리그 3조 2차전에서 호날두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2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원맨쇼’였다. 포르투갈은 슈팅 수 21-8, 점유율 68%-32%로 스웨덴을 밀어 붙였지만 승리엔 골이 필요했다. 득점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가 호날두였다.
전반 28분 베르나르도 실바(맨시티)의 코너킥에 발을 대 한 차례 스웨덴 골문을 위협했던 호날두는 전반 45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서 역대 100호골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7분엔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의 패스를 이어 받아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로 툭 찍어 찬 재치있는 드롭슛으로 101번째로 그물을 출렁였다.
총 165번째 경기에서 A매치 100·101호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유럽 선수 중 최초로 A매치 100호골을 돌파하는 업적을 세웠다. A매치에서 호날두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이란의 다에이가 유일하다. 1996년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4득점하며 이란의 6대 2 승리를 이끈 바 있는 그는 총 149경기에서 109골을 넣어 현재 전 세계 A매치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호날두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다에이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유벤투스에서 37골을 넣으며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기량을 뽐냈다. 1년 연기된 UEFA 유로2020이나 2022 카타르월드컵 등 2년 내로 대규모 국제대회도 많은 데다 포르투갈이 2018-2019시즌 네이션스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랐을 만큼 전력이 안정돼 각각의 대회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호날두가 경신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강팀들이 모인 유럽에서 달성한 만큼 다에이의 기록보다 더 높게 평가될 전망이다.
호날두가 발가락 염증 탓에 결장한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4대 1로 이긴 포르투갈은 이날 승리로 2승(승점 6·골 득실 +5)을 기록, 프랑스(승점 6·골득실 +3)를 제치고 조 1위를 유지했다.
이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