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는 8일 디지털 인터넷동영상 서비스(OTT)인 ‘딜라이브’의 이용 요금을 할인해주는 ‘딜라이브 롯데카드’를 새로 내놨다. 일종의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로 전문 카드사와 자체 신용카드를 갖고자 하는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카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케이블TV나 디지털 방송, 맞춤영상정보서비스(VOD), OTT 같은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협력해서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의 변신 속도가 남다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종 ‘OO페이’ 등장에 고전하던 카드사들이 올 들어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뛰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불을 지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초까지 출시된 신규 신용카드는 65건이다. 반년여 만에 지난해 전체 출시량(61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이 기간 단종된 신용카드는 76건으로 지난해 전체 단종 수량(160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신용카드 8종을 출시한 KB국민카드는 최근까지 벌써 13건을 출시했다. 삼성카드도 올 들어 신상품 11건을 출시하면서 지난해 출시 건수(6건)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기저효과와 함께 코로나19와 간편결제 확대 등 달라진 소비·결제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재택근무와 ‘집콕’족이 늘면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분야로 생존 영역을 개척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온라인·비대면 쇼핑, 배달앱, 해외상품 직접구매(해외 직구) 결제, OTT 등과 연계된 카드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카드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반면 예전에 주를 이뤘던 항공마일리지 적립, 면세쇼핑 할인, 워터파크 할인 등을 담은 카드는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과 간편결제업체 간 이합집산도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온라인 구매 등 콘텐츠 소비에 있어서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자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각종 배달앱 등과 손잡는 식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은 카카오페이와 연동해 결제하면 다양한 캐시백 혜택과 배달앱 할인을 연동하고 있다. 이 경우 카드사들은 일정한 수수료를 결제 업체에 내야 하지만, ‘회원 확보’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으로 여긴다.
카드사와 간편결제업체 간 불안한 동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양쪽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 단계로 보인다”면서 “어느 시점에 결제업체들이 후불결제 같은 카드사의 기능을 탑재할 경우 카드사와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