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어, 안 맞아” 미국·러시아 코로나 백신 불신 확산

입력 2020-09-09 00:08
사진=연합뉴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에 이어 접종 시기까지 경쟁적으로 앞당기고 있지만 백신을 즉각 맞겠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하게 개발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 CBS 방송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 2~4일 유권자 24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백신을 즉각 접종하겠다”고 말한 사람이 21%에 불과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BS-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는 “절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고, 58%는 “접종을 받기 전에 먼저 접종받은 다른 사람들의 접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백신을 즉각 접종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지난 7월 32%에서 11% 포인트 감소했다. 이마저도 무료 접종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응답자의 65%는 “연내에 백신이 나올 경우 이는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급하게 나온 결과”로 본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77%가 이렇게 답했고, 공화당 지지자 48%도 동일한 의견을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다수의 응답자들이 백신 개발에 들인 ‘시간’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접종을 원하는 사람이 적은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보건 전문가들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에서도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해 국민의 52%는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온 바 있다. 응답자들은 “백신을 믿지 않으며 우려스럽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스푸트니크 V는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효능과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NN방송은 이달부터 초·중·고교가 개학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교사들에게 스푸트니크 V 접종을 권유했지만 교사들은 “실험 쥐가 되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