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만8000원이다.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진지하게 구매를 고민하게 한 제품이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 Z 폴드2’는 갤럭시 폴드의 후속작이자 갤럭시 Z 플립에 이은 세번째 폴더블폰이다. 전반적으로 전작의 투박함은 줄었고 제품 완성도는 높아졌다. 품질 불량 사태를 겪었던 전작의 아픔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제품을 써보니 ‘접는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폴더블 특성상 양 화면 사이에 접힌 자국은 불가피한데, 삼성은 이 점을 ‘쿨하게’ 인정하면서 기존 폴더블폰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폴더블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냈다.
접힌 상태의 폴드2는 한 손에 쏙 들어왔다. 전작보다 60% 이상 커진 6.2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는 가로폭이 좁은 형태지만 갤럭시 S20과 같은 크기다. 기기를 펼치지 않아도 전화, 문자, 인터넷, 카메라 등 필수 기능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커버 디스플레이와 메인 디스플레이를 넘나들며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폰을 펼치면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시청 중이던 유튜브 영상이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이어져 재생된다. 반대로 영상을 보다가 폰을 접어도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이어 볼 수 있다.
펼쳤을 때 화면도 7.3인치에서 7.6인치로 커졌다. 베젤이 얇아졌고, 카메라 배치가 노치 형태에서 펀치 홀로 바뀌면서 화면이 더 커진 느낌이었다. 풀스크린을 통해 재생한 영상은 만족스러웠고, 온라인 쇼핑을 할 때도 상품 사진 등을 크게 볼 수 있어 좋았다.
폴드2의 정점은 카메라다. 힌지의 ‘플렉스 모드’를 통해 다양한 촬영이 가능해졌다. 폰을 반만 접어 제품을 바닥에 세워둔 채 촬영이 가능하다. 갤럭시 Z 플립에서 처음 선보인 플렉스 모드는 화면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노트북을 생각하면 쉽다. 기존 갤럭시 폴드는 접거나 펴는 것만 가능했다.
또 화면을 접은 채 커버 디스플레이 전면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다가 폰을 펼치면 촬영 화면을 보면서 후방 트리플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두께감이 있는 폴더블폰 특성상 두드러짐은 덜 느껴졌다.
멀티태스킹의 수준도 한 차원 높아졌다. 화면을 2~3분할로 나눠 각각의 공간에 앱 화면을 배치해 사용할 수 있다. 자주 이용하는 앱 조합을 만들면 한 번의 클릭으로 세 가지 앱을 화면에 띄울 수도 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인터넷 창에서 검색을 하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일부 앱의 경우 동일 앱을 동시에 여러 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폰을 오래 들고 있다 보니 손목이 떨려왔다. 무게가 282g으로 전작(276g)보다 무거워진 탓이다. 잠들기 전 누워서 한손으로 영상·웹툰 등을 즐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램은 12GB로 동일하지만 저장용량은 256GB로 반쪽이 됐다. 부족한 용량을 대신할 클라우드 서비스 가입이 필요해 보인다.
글·사진=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