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과연 지금 나라답게 하고 있느냐. 정의롭게 하고 있느냐”며 “정말 나라답게, 정의롭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뿐 아니라 이에 대한 검찰 수사 지연 등이 문재인정부의 ‘공정’ ‘정의’ 가치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의실, 문 대통령 뒤편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라는 문구가 보인다. 그것을 본 국민들은 ‘정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조소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의 소통도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반복했던 ‘대통령의 함정’에 빠진 채 청와대 집무실과 관저에 고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신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억울해하는 일에 대해 진솔하게 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의 연설을 듣는 추 장관을 응시하며 아들 서모씨 관련 의혹을 비판했다. 그는 “추 장관 아들 서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이다. 그런데 왜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손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은 ‘소설 쓰시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윤미향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의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작 사건,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 성범죄 사건은 왜 수사가 지지부진하냐”며 “지금까지 역대 이런 정권이 어디 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재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한 말에 책임을 져라”며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
국회 공정사법특별위원회 구성도 거듭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정하고 공평무사해야 할 사법체계가 권력에 사유화되고 시스템이 허물어지도록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특위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아프리카 한 부족의 말을 인용해 협치를 강조한 데 대해 “의미 있는 제안”이라며 “말로만 끝나지 말고 진정한 협치, 진정한 상생의 정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