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재택근무하는 직장인이 늘어나자 직장인 식문화도 함께 바뀌고 있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도시락, 샐러드 등 테이크아웃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들은 시리얼, 빵 등 아침에 간단히 챙겨먹을 음식을 구매한다. 직장인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커피는 배달로 충족시키며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마켓컬리의 판매량을 보면 전월 동기 대비 수프(87%), 마시는 선식류(57%), 베이커리(41%) 등 간편하게 아침식사를 챙겨먹을 수 있는 상품의 판매가 늘었다. SSG닷컴에서도 같은 기간 시리얼(35.3%) 베이커리(34%) 수프(15.4%)의 매출이 증가했다.
1주일 전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모(31)씨는 “평소엔 출근 준비하느라 바빠 아침을 못 먹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니 여유가 생겨 아침을 먹게 되더라”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시리얼이나 요거트를 구매해뒀다”고 말했다.
커피 배달도 늘었다. 커피빈코리아의 딜리버리 서비스 8월 매출이 전월 대비 154% 증가했다. 특히 전체 주문량에서 주거단지에 입점한 매장의 비중이 41%를 차지해 재택근무, 집콕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1000개 지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디야커피도 같은 기간 배달 매출이 41% 증가했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타인과의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테이크아웃을 택하고 있다. 직장인 남모(25)씨는 “전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데다 에어컨도 감염 원인이 된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니 실내에서 함께 식사하는 게 부담되더라”며 “요샌 샐러드 등을 테이크아웃해 동료 한두 명과 회사 라운지에서 간단히 먹는다”고 말했다.
아워홈의 구내식당 테이크아웃 브랜드 ‘인더박스’는 8월 3, 4주 서울·수도권 매출이 직전 2주 대비 32%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단체급식 전체 매출에서 인더박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3%가량 증가해 테이크아웃을 이용하는 직장인의 비중이 늘어난 게 확인됐다. 편의점에서도 오피스가를 중심으로 도시락 매출이 증가했다.
CU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6일까지 오피스가에서 전월 대비 도시락 매출이 15.9%, 샌드위치는 11.3% 늘어 주택가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GS25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오피스가 도시락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